과정신학자 존 캅(John B. Cobb) 클레어몬트 신학대 명예교수 별세

100세 생일을 6주 앞두고 별세한 존 캅 교수
<CA>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의 저명한 교수이자 과정 신학의 선구자, 그리고 환경 운동가인 존 B. 캅 주니어(John B. Cobb, Jr)가 지난 2024년 12월 26일 별세했다.
존 캅 교수는 생애 마지막 때까지 활동적이었지만, 수일 전 넘어진 이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100번째 생일을 6주 앞두고 세상을 떠난 존 캅 교수는 앨프리드 노스 화이트헤드 철학의 최고 전문가이자, 20세기 자유주의 신학, 특히 과정 신학을 선도한 인물로 널리 알려졌다.
존 캅 주니어는 일본 고베 지역에서 활동하던 선교사였던 존 캅 시니어의 3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서 부모가 일본을 떠난 1940년 미국에 와 조지아에 정착했다. 조지아에서 생활하는 동안 캅은 경건주의와 금욕주의에 빠져들었다. 그는 교통비를 아껴 아프리카 수단의 나병환자를 돕는 모금에 함께 했으며 진주만 공격 이후 반일 선동을 위해 거짓말이 난무하자 그것을 비난하기도 했다.
1944년 미군에 입대한 캅은 학구적인 유대인과 아일랜드 가톨릭 신자 등 지식인들을 접하게 되었고, 그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서서히 자신이 경도되어 있던 경건주의와 도덕주의의 한계도 알게 되었다. 그의 종교적 경험과 지적이었던 군대 친구들은 캅을 지식인의 세계로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경건한 선교사의 아들의 세계관에 갇혀있던 캅은 군대에서 기독교 신앙에 대한 자신의 확신, 특히 현실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경험을 했다.
군대를 제대한 후에는 시카고 대학 신학교에 입학했고 과정철학자 하이트헤드의 제자인 찰스 하츠온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캅에게 화이트헤드주의 형이상학을 소개함으로써 캅이 하나님의 개념을 진지하게 재고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학위를 받은 후 1958년부터 클레어몬트 대학에서 교수로 일하기 시작했다.
1973년, 그는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의 교수 연구센터인 Center for Process Studies(CPS)를 설립했다. CPS는 많은 컨퍼런스를 주최하고, 획기적인 연구를 발표했으며, 더 공정하고 지속 가능하며 의미 있는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학자, 활동가, 지도자들의 네트워크를 육성하는 데에 헌신했다. CPS는 그의 리더십을 통해 세계적인 운동의 중심지가 되었다.
캅은 생애에 걸쳐 50권 이상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2014년에는 존경받는 미국 예술 및 과학 학술원의 회원으로 선출되기도 했었다.
존 캅 교수는 최근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죽음을 “삶의 자연스러운 부분”이자 “다음 큰 모험”이라고 설명하며, “제 죽음이 삶의 극적인 변화가 되리라 기대하지는 않지만, 삶의 또 다른 선물이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클레어몬트 신학대학원에서는 오는 2025년 2월 15일 존 캅 교수의 삶을 기리는 공개 추모식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