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 미주한인이민 120주년을 기념하고 미주한인교회 120년 역사를 한 권의 책을 담은 ‘미주한인교회사(History of The Koran Church in America)’ 출판감사 예배가 지난 9일 옥스퍼드 팰리스 호텔에서 열렸다.
사회를 맡은 조명환 미주한인교회사 출판위원장은 “미주한인이민 역사가 벌써 120년을 맞았다”며 “누군가는 역사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미주한인교회사를 출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출판위원장 조명환 목사의 사회로 예배가 시작되었다
설교하는 민종기 신임 KCMUSA 이사장
그는 이어 “이 책을 발간하기까지 1년 반이 걸렸다”며 “80여 명의 필자와 10명의 자문위원단, 4명의 편집팀 등 많은 분의 정성과 도움으로 탄생한 책이다. 머지않아 영문판으로도 제작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심상은 목사(오렌지카운티 교협회장)의 기도에 이어 설교에 나선 민종기 목사(KCMUSA신임이사장)은 “미주 한인 교회사는 미주 한인 이민사와 함께 했고, 교회는 우리 민족을 보호하고 발전하는 역할을 감당해 왔다”며 “미주한인교회사를 통해 우리의 120년 이민역사를 이해할 뿐만 아니라, 자녀들에게 가르치고 차세대의 혼을 일으켜 세우는 은혜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도하는 심상은 오렌지카운티 교협회장
고 박희민 발행인 추모시를 낭송하는 석정희 시인
민 목사는 “한인 교회의 역사를 기념할 수 있어 뜻깊다”며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해 전진할 수 있는 이유다. 이렇기에 역사가 지워지지 않도록 기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교에 이어 출판위원장 조명환 목사가 미주한인교회사 출간 동기 및 과정에 대해 설명했으며, 송정명(미주성시화운동본부 공동대표), 김찬희 박사(클레어몬트대학 명예교수)가 축하 메시지를 전했고, 이창민 목사(LA연합감리교회)가 책을 읽은 소감을 전했다.
또 석정희 시인이 고 박희민 목사 추모시를 낭송하며 고인의 삶을 기렸고, 소프라노 이영주 사모와 테너 오위영 목사가 축가를 불렀다. 책의 파트 1을 집필한 김홍기 박사(감리교신학대학 전 총장)는 한국 방문 중이라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축사하는 송정명 목사
축사하는 김찬희 박사
크리스천 위클리 발행인으로 미주한인교회사 출판 위원장을 담당한 조명환 목사는 “120년 전 갤릭호를 타고 하와이 사탕수수농장에 도착하여 이민 첫발을 내디딘 한인 이민자들의 후손이 지금은 연방하원은 물론 법원, 대학, 기업, 상업, 문화 등 각 분야에서 눈부신 두각을 나타냈다”고 감격을 전했다.
조 목사는 “코리안 아메리칸의 저력 뒤에는 교회가 있었다. 교회는 미주 한인 120년 역사의 예언자요, 선지자였고, 보호막이자 교두보였다”며 “미주 한인 역사가 곧 미주 한인 교회 역사였기에, 120주년을 맞이하면서 펴낸 이민교회사 출판은 아마도 그 누구도 간과해선 안 될 과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주한인교회사는 미주한인이민 120주년을 기념하고 미주한인교회의 신앙 역사를 한인들에게 올바로 알리려는 목적으로 2021년 11월부터 창간 준비를 시작했다.
축가를 부르는 소프라노 오위영 목사와 이영주 소프라노
고 박희민 목사와 조명환 목사는 김찬희 박사, 박동건 목사, 심상은 목사, 오세훈 목사, 이상복 목사, 이승종 목사, 이창민 목사, 남종성 목사 등 10명의 목회자를 출판자문위원으로 위촉한 뒤 편찬 작업에 돌입했다.
교회사 전문학자, 각 분야 전문 목회자, 50개 주 최초한인교회 목회자, 각 교단 관계자 86명이 집필에 참여했다. 책은 크게 4부분으로 나눠 구성했으며, 이민교회의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에 중점을 뒀다.
초기 미주한인교회사(1903년~1970년)를 다룬 파트 1은 김홍기 박사가 미 전역 대도시를 돌며 각 교회 관계자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부흥의 꽃을 피우며 미 전역으로 퍼진 한인교회사’(1970년대~현재)란 제목의 파트 2 집필에는 조명환 목사, 김찬희 박사, 진정우 박사, 백승철 목사, 이승종 목사, 김정한 선교사, 남철우 목사, 박준호 박사 등이 참여했다.
파트 3은 ‘미 50개 주 최초 교회사’로 앨라배마부터 와이오밍 주까지 미 50개 주에 걸쳐서 최초 교회들의 역사를, 파트 4에서는 ‘한인교회들이 많이 소속된 교단사’란 제목으로 미국 내 한인 목회자들의 연합활동을 담았다.
독후감을 말하는 이창민 목사
축도하는 김광진 목사
미주한인교회사는 120년 미주 한인 교회의 역사를 사진 1,008장과 함께 고스란히 담아내 기록물로서의 역사적 가치를 높였다. 또 백여 개 교회의 역사 및 와 각 기독단체들, 26개 교단의 역사도 수록했다. 50개 주로 뻗어나간 최초의 한인교회들을 찾아 그 교회의 역사를 담아냈으며, 미주지역 한인교회음악사, 한인기독문학사, 한인선교역사, 한인기독방송사, 한인기독언론사도 다뤘다.
책은 한국 쿰란출판사를 통해 제작됐으며, 한국 예스24, 갓피플몰, 두란노몰, 사랑방서원, 생명의말씀사, 성남예수마을, 영풍문고 등의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또 한국의 대형교회와 대학 도서관 등에 배포됐고, 하버드, 예일대, UCLA, USC 등 미 전역의 약 40개 유명대학에 있는 한국학 연구소 또는 아시안센터에 기증됐다. 미주 내 신학교와 도서관에도 배포되고 있다.
미주한인교회사의 가격은 55달러이며 두 권 이상 구입하면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구입 문의는 KCMUSA 미주한인교회사 편집부 전화 (213)365-9188, (213)440-5862로 하면 된다.
현장 동영상<GLINTV> https://www.youtube.com/watch?v=rOHRBR-jsAE<‘미주한인교회사’를 읽고>
“미주 한인 교회여 미래를 향해 힘차게 출발하라!”
이창민 목사/LA연합감리교회
1903년 1월 13일, 102명의 한인 이민자라는 용감한 씨앗이 태평양을 건너 하와이에 도착했습니다. 이 씨앗 중 일부는 돌아가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낯선 땅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이들이 뿌리내린 곳마다 거친 땅이 삶의 안식처로 변했고, 믿음의 터전인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미주 한인 이민자들의 삶과 신앙의 중심으로 오랜 세월을 지켜온 미주 한인 교회는 이민의 문이 열리면서 크게 성장했고, 미국 50개 주로 가지를 뻗었습니다. 그 가지는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 사회와 이민 사회를 섬기는 다양한 사역들을 통해 신앙 공동체를 넘어 사회공동체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많은 열매를 맺어 나갔습니다.
‘미주한인교회사’에는 미주 한인 교회라는 작은 씨앗이 아름드리나무가 되기까지의 여정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책상에서 손으로 쓴 책이 아니라, 이민 교회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자료를 수집하고, 인터뷰하면서 발로 쓴 책입니다. 그러기에 이 책에는 오래전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신앙인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86명이지만, 이 책에 나오는 교회와 교단, 기독교 관련 기관들에 속한 한인 이민자들의 수는 셀 수조차 없이 많습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시대에,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이지만, 결국은 미주 한인교회를 통해 신실하게 역사하신 하나님의 섭리가 이 책의 주제가 되었습니다.
역사는 기록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기록된 것만 역사로 남습니다. 미국에 수천 개의 한인 이민 교회가 있고, 교회마다 저마다의 역사가 있지만,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주한인교회사’는 미국에 사는 한인 이민자들의 영적 터전이요 마음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미주 한인 교회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겨 다음 세대가 기억할 수 있는 기념비를 세웠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민 교회가 위기라고 합니다. 이민자의 감소, 기존 교인의 고령화, 다음 세대의 상실, 교회와 교회 지도자들의 신뢰 하락이 미주 한인 교회를 위기에 빠트렸습니다.
교회뿐 아니라 세상도 지난 몇 년간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라는 엄청난 재난을 겪으면서 혼돈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가득합니다.
16세기 유럽은 여러 면에서 오늘날과 같은 혼돈의 소용돌이에 있었습니다. 중세에 일어났던 큰 재해들이 사람들을 두려움과 무기력의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종교적 갈등과 교권 다툼으로 인해 많은 성도가 교회를 떠났습니다. 유럽 인구 3분의 1 이상의 생명을 앗아간 흑사병은 그야말로 세상을 공포에 떨게 만들 때였습니다.
길이 보이지 않던 세상에서 철학자 에라스무스라는 ‘아드 폰테스, Ad Fontes’라고 외쳤습니다. ‘아드 폰테스’는 근원으로 돌아가자는 뜻의 라틴어입니다. ‘아드 폰테스’는 중세 문화·문예 부흥인 르네상스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또한, 마틴 루터는 ‘아드 폰테스’를 외치며 종교 개혁을 이루었습니다.
오늘의 세상은 중세의 유럽과 무척 닮았습니다. 큰 재해와 전쟁, 정치·종교적 갈등,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전염병으로 인해 세상은 길을 잃었습니다. 길을 잃었을 때 필요한 것은 ‘아드 폰테스’ 즉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민 사회와 이민 교회가 길을 찾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드 폰테스’ 근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미주한인교회사’는 근원을 돌아보게 함으로 길을 잃은 교회와 성도, 이민 사회가 길을 찾고 새로운 부흥을 이루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아드 폰테스’를 주창했던 에라스무스는 새로운 역사는 ‘중간에서(in medias res)’가 아니라 ‘처음부터(ab initio)’ 시작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미주 한인 교회의 역사를 ‘처음부터’ 정리한 이 책이야말로 근원으로 돌아가서 미주 한인 교회의 새로운 부흥의 역사를 써나가는 ‘아드 폰테스’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을 읽는데 1903년 첫 한인 이민자들을 태우고 하와이 호놀룰루 항에 들어오던 갤릭호에서 울려 나오는 뱃고동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 소리는 과거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미주의 한인 교회와 성도들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지금까지 120년간 믿음의 항해를 성실히 해 왔음을 알리는 오늘의 소리였습니다.
또, 그 소리는 미주 한인교회가 이제 미주 한인 사회를 넘어 미 주류 사회와 온세상을 섬기며 디아스포라의 사명을 감당할 때가 되었음을 알리는 미래가 부르는 소망의 소리였습니다.
‘미주한인교회사’라는 기념비적 이정표를 세우는 일에 헌신하신 집필자와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기도와 물질로 후원하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하나님께서 앞으로 써 나가실 또 다른 역사의 주인공인 미주 한인 교회와 성도들을 응원하고 축복합니다.
“미주 한인 교회여 미래를 향해 힘차게 출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