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4차 로잔대회가 인천 송도에서 개최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선언문''이 이틀 만에 공개됐습니다.
동성애와 전 세계 분쟁, 기술 발전에 대한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진 가운데, 기후 변화와 구조적 차별 문제, 양극화 등의 내용은 거의 담기지 않았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대회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도 전에 공개 돼 논란이 됐던 제4차 로잔대회 ''서울 선언문''이 일부 수정을 거쳐 재공개됐습니다.
당초 주최 측은 "실무진의 실수"라며 대회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반영해 마지막 날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발표된 겁니다.
서울 선언문은 존 스토트와 크리스토퍼 라이트와 같은 특정 입안자 없이 33인의 신학위원회 공동 참여로 작성됐습니다.
신학위원회 33인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서울 선언문은 ''복음'', ''성경'', ''교회'', ''인간'', ''제자도'', ''열방의 가족'', ''기술''이라는 7가지 큰 주제로 구성됐습니다.
복음과 성경, 교회 장에선 복음의 내용들을 면밀히 살피며 기본적인 신앙의 내용들을 다시금 반복했습니다.
특별히, 문자적 성경읽기를 경계하며 역사적, 문학적, 정경적 맥락에서 성경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간'' 장에선 인간됨의 본질은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점을 말하면서 ''성 정체성''과 ''동성애'' 주제에 대해 상당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서울 선언문은 "개인이 창조성과 무관하게 젠더를 결정할 수 있다는 개념을 거부한다"며 "상황과 경험에 따라 성 정체성이나 성별 표현이 유동적이라는 주장도 거부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담았습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태어날 때 성이 명확하지 않은 사람들이 중대한 심리적, 사회적 어려움에 처해 왔다"며 "오늘날 이와 유사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향해 긍휼과 존중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동성애에 대해선 "창조주의 선한 설계를 왜곡하는 것"이라며 "죄악이라는 피할 수 없는 결론에 이른다"고 서술했습니다.
초안에선 "동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기독교인들이 무지와 편견으로 인해 많은 도전에 직면하며 그 결과 기독교 공동체 내에서 차별과 불의를 겪어왔다"는 문구가 있었지만 수정본에선 삭제됐습니다.
대신 "동성에게 끌리는 기독교인들이 기독교 공동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인식한다"로 표현됐습니다.
대회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도 전인 첫째 날 ''서울 선언''이 공개되며 논란이 되자 비공개 처리된 회면. 동성애에 대한 표현 등이 일부 수정되며 하루 만에 다시 공개됐다. 한편, 신학위원회는 서울 선언문이 로잔 언약, 마닐라 선언, 케이프타운 서약 앞선 문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기 때문에, 앞선 문서들에서 강조된 주제들을 반복하거나 포괄적으로 다루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열방의 가족'' 장에선 분쟁 중인 각 민족들을 돌아보며 모든 민족을 화해시키려는 하나님의 목적을 확인했습니다.
특별히 전쟁을 정당화하는데 종교가 사용돼선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한 단락을 할애해 한반도 상황을 전하며 남북의 평화를 기원했습니다.
''기술'' 장에선 광범위한 기술 혁신 속에서 인간이 기술의 지배에 종속될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기술에 대한 청지기적 사명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대회 현장에선 서울 선언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후 정의를 비롯해 신냉전, 구조적 불평등과 경제 양극화 등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교회가 마주한 시급한 선교적 과제가 다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현재 서울 선언문에 문제 의식을 가진 참가자들이 입장을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기에는 직전대회 신학위원장이자 케이프타운 서약의 입안자 크리스토퍼 라이트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