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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교계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01/21/25
[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대통령의 취임식은 ‘아메리카 신년부흥회’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다. 대선 당선 후 플로리다 마러라고란 그의 별장이 마치 세계 정치1번지인양 행세를 하면서 세계적으로 힘깨나 쓴다는 정재계 거물들은 모조리 불러다 길을 들여 놓고는 이제 취임식과 더불어 워싱틴DC로 진격(?)한 후 백악관 주인으로 들어앉게 되었다.


취임식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데이와 겹친 1월 20일이었다. 미 동부에 동장군이 몰려와서 그야말로 시베리아 날씨였다. 여북했으면 그 화려한 야외 취임식을 포기하고 실내에서 열렸을까? 취임식이 열린 곳은 미 의사당 중앙 홀, 흔히 ‘로툰다’라고 부르는 원형홀에서 열렸다.


나도 미국시민이니 당연히 취임식은 구경해야 도리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강아지와 산책을 마친 후 CNN, NBC로 채널을 돌려가며 취임식을 살펴봤다.


금방 눈에 띄는 건 트럼프 대통령 막내아들이 언제 저런 ‘키다리청년’으로 성장했는지 깜짝 놀란 점이다. 중앙 홀에 모인 사람들이 그에 비하면 모두 난쟁이 수준? 한번이 아닌 두 번이나 퍼스트레이디로 등극하는 복에 겨운 멜라니아의 과도하게 챙이 넓고 흰 테를 두른 모자도 확 눈길을 끌었다. 영국 왕실 여자들이나 쓰고 다니는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가 보다. 저 모자가 또 얼마나 유행을 탈꼬? 결국 취임식의 씬스틸러(scene stealer, 드라마 등에서 주연보다 더 주목받는 조연)는 멜라니아와 아들 배런이었다.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카말라 해리스의 우울한 얼굴, 자신이 취임할 때는 의회폭동을 일으키며 대선불복을 외치던 정적에게 또 다시 권좌를 물려줘야 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도 느껴졌다. 부인 미셀 오바마 없이 혼자 취임식장에 앉아 있는 오바마와 클린턴과 힐러리의 심기도 아마 그랬을 것이다.


그건 그렇다 쳐도 나의 취임식 감상총평은 “와우~~ 이건 ‘아메리카 신년부흥회’가 아닌가?.”


우선 ‘부흥회’ 기도를 인도한 사람은 가톨릭에서 뉴욕 대교구의 티모시 돌란 추기경이, 그리고 개신교를 대표해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빌리 그래함의 아들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였다.


돌란 추기경은 시편 46:10절의 말씀으로 기도를 시작했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Be still and know that I am God).”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하나님께서 대통령을 지켜보시고, 보호하시고, 인도하시고, 지시하시고, 높은 보좌에서 그에게 지혜를 주시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하나님 나를 도우소서”란 말로 끝나는 취임선서 후에는 이 날의 ‘찬양곡’이 울려 퍼졌다. “영광, 영광, 할렐루야”가 반복되는 바로 ‘공화국 전투찬가’, 영어로는 Battle Hymn of the Republic이 홀 안에 웅장하게 울려 퍼졌다. 이 노래는 남북전쟁 때 노예제 폐지를 주장했던 연방군(북군)의 군가였다. 이날 취임식에선 해군 군악대와 합창단이 힘차고 씩씩하게 한 곡조 뽑는 모습이었다.


이 노래는 군가라기보다는 찬송가에 가깝다. 원래는 윌리암 스테프란 사람이 기독교 캠프모임을 위한 찬송가로 작곡했지만 나중에 줄리아 워드 하우란 선교사 겸 시인이 자신의 감상을 담아 새롭게 가사를 붙여 만든 곡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노래는 우리 한국찬송가에 348장, 제목은 ‘마귀들과 싸울지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지 않은가? 찬송가에는 Traditional American Melody 라고만 있고 작곡자, 작사자도 기록되어 있지 않다. 다만 “영광, 영광, 할렐루야”는 너무나 친숙한 우리들의 찬송가다.


그러니 그 후렴 부분만 들어도 나 같은 사람에겐 취임식이 부흥회를 보는 느낌이었다. 취임식장엔 세계 부자1위가 권력까지 꿰차겠다며 별짓을 다한다고 지적질을 받고 있는 일론 머스크나 팍스 뉴스에서 쫓겨나 트럼프 품에 안긴 터너 칼슨처럼 보기 싫은 국민 밉상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기는 해도 분위기는 믿음 충만, 성령 충만이었다.


부흥회 말미는 더욱 뜨거운 기도로 막을 내렸다. 세 명의 성직자가 나와서 차례로 축도를 했다. 개신교 대표로 나선 디트로이트에 있는 ‘180 Church’의 로렌조 시웰 목사의 축도는 그야말로 마틴 루터 킹 주니어를 연상시키는 도전과 영감이 넘치는 간구였다.


계산 해 보니 취임식에 출연한 성직자, 그러니까 개신교 목사, 가톨릭 사제, 유대교 랍비 등이 모두 5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여호와 하나님 한분을 향하여 기도를 올려드렸다. 이러니 국가 부흥회라고 아니 할 수 없다.


과연 트럼프의 말대로 ‘황금시대’는 시작되었는가? 파나마 운하를 빼앗아 오고 ‘걸프 오브 멕시코’를 ‘걸프 오브 아메리카’로 바꾸는 것만이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인가? 첫 날부터 북한을 핵보유국이라느니 김정은이와 좋게 지내왔고 앞으로 백악관으로 초청할 수도 있다는 개념 없는 발언도 마가에서 나온 말인가? 황금시대 마차 밑으로 무언가 비참하게 깔려버릴 것이 수두룩할 것 같아 첫날부터 아슬아슬하기는 하다.


돌란 추기경이 기도에서 선포한 것처럼 아메리카가 “하나님이 하나님 되심을 아는” ‘영적 마가’가 우선되지 않으면 말짱 꽝이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국가 부흥회 같은 취임식은 끝났다. 이제 대통령 트럼프가 앞으로 4년 동안 선하고 겸손한 리더십을 통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통치자가 되도록 기도하자. 정치, 경제만 위대해지는 게 아니라 영적으로 먼저 위대해지는 아메리카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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