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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02/16/22
나의 타인종목회경험(8) “Your church has no hope!”
이승은(연합감리교 은퇴 목사)

 

정 이월 회색 구름 사이로 보일 듯 안보일듯 은빛 햇살이 놓칠세라 반겨준다.

 

그 당시 우리 교회는 작은교회였지만 교회 성장에 가득 희망을 품고 노인 전도사역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중이었다. 믿기 힘들었던 것은 정작 본 교회의 시무자와는 교회통합에 관한 상의가 전혀 없었는데 이웃 목회자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같은 백인들이어서 소통과 이해가 빠르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일년에 한번 행해지는 구역회에(예산 보고와 각 부서의 활동 보고등 개체교회의 사역을 검토하는 감리사에 의해 소집) 왜 이웃 목회자가 뒤에 앉아 경청하고 있었는지 그제야 깨닫게 되었다. 감리사는 나에게 그의 참관을 알려주지 않았고 회의가 끝나고 두 사람이 나란히 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순간 의아한 생각이 들었으나 그냥 지나쳤다. 그들의 그런 교회통합에 관한 의도를 전혀 알리도, 상상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감리사와의 긴급 면담을 요청했고 대화 중 감리사의 말, “Your church has no hope!”이란 더 없이 충격적 말과 함께 이웃 큰 교회와 합하려는 계획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동안 기쁨과 흥분으로 나눴던 새로운 전도 프로그램이라든가 교회 성장에 대한 소망을 함께 나눔에는 아무런 안중에도 없었음을. 하긴 교회 문을 닫으려는 의도 앞에 무슨 관심이나 있었겠는가.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감사 할 것은 교회는 주님이 세운 것이고(마 16:18), 소유주도 주님이시며(행 28:28), 교회의 머리도 주님이시기에(엡 1:22-23) 우리 인간이 섣불리 희망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겠다. 또한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빌 2:13) 우리는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딤후 4:2) 낙심치 않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계속 복음전파를 향해 힘써야 할것이다. “그런즉 물 주는 이는 아무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나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 뿐!(고전 3:7)”이심을!

 

후에 알게 된 것은 일본인 소수 인종 목회자들의 모임에서 나의 목회 활동에 대한 부정적 보고가 우리 교회를 닫으려는 감리사의 계획에 하나의 좋은 구실이 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나의 파송이래 교회 성장에 지장이 왔다는 보고는 분명 잘못된 보고였고 시무목사와는 확인 대화도 없이 ‘희망 없는 교회’로 섣불리 낙인을 찍었는데 그것은 소수민족 목회자와 목회지에게 향한 일종의 불공정한 경시됨과 무관심이었다.

 

또한 정작 목회자가 당연히 알아야 할 평신도의 불평 내용들은 대부분 처음 듣는 것들이었고 백인교인과 개인적인 이메일로 주고 받은 일방적으로 치우친 보고로 감리사는 그편을 전적으로 인정하고 두둔하며 사실과 오해를 밝히고자 하면 ‘방어’하지 말라며 말문을 막았다. 참으로 당혹스러운 순간들이었다.

 

또 하나 믿기 어려웠던 말은, 그날의 미팅 내용을 교인 아무에게나 알리지 말라면서 만약 따르지 않으면 “You will be grounded!”라고 했다. 위협적 강요에 가까운 명령이었다. 여기엔 아시안 목회자에게 향한 같은 동역자로서의 어떠한 동등의식은 전혀 찿아 볼 수 없었다. 무시당했다는 생각과 굴욕감마저 느꼈다. 아마 내가 백인이었다면 이런 말을 할수 없으리라는 생각이들었다.

 

나는 간절한 기도 가운데 전 교인들에게 침묵을 이어갔다. 그것은 감리사 명령에 의한 것이 아닌 교회 안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교회창립 기념행사 준비로 인해 흥분과 기쁨으로 차 있었는데 그런 상태에서 교회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면 교인들에게 큰 상처와 슬픔이 될 것이며 그들의 영적 신앙생활에도 혼돈과 영향이 미치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파송된 목회지에서 복음 사역의 임무와 책임을 수행해야 하는 담임 목회자로서 이런 상황을 그대로 묵인할 수 없었기에 나는 감독님과의 긴급 면담을 요청했고 우리 교회의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여러 기록물 등을 통한 증거물을 제시하며 이 교회를 닫고자 하는 계획에 적극 반대하는 의견을 나눴다.

 

한 교회를 닫을 계획이 있다면, 감리사는 물론 감독님을 포함한 케비넷 전 멤버들에게 그 해당교회의 목회 실적이나 교회 실정에 관한 미래 지향적이거나 긍정적 보고는 거의 불필요 할것이며 될 수 있는 한 부정적인 보고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감리사가 감독님께 보고한 나의 목회평가의 대부분도 재확인도 없이 극소수의 치우친, 사실이 결여된 그대로 올렸다는 사실과 교회 성장을 향한 큰 꿈과 열정을 가진 담임 목회자와는 교회통합에 관한 아무런 나눔도 없이 이웃 목회자들만의 소통은 납득이 안되는 아주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호소했다.

 

감독님은 동감하신 듯 하셨고 새로운 감리사와 새로운 지역에서 목회할 것을 권장하며 본인이 잘 알아서 처리 할 테니 걱정 말라고 하셨다. 사무실을 나오면서 마음에 위로와 힘을 얻었으나 정든 교인들과 떠나야 하는 섭섭함과 한창 피워 나아가는 목회사역을 접어야 하니 아쉬운 마음이 사로 잡았다.

 

나의 이러한 상황이 교인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채 목회협력 위원회에서는 다음 해에도 나의 목회가 재임되는 투표가 가결이 되었으나 나는 감독님이 제안하신 새 파송을 수락하고 조용히 그 목회지를 떠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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