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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07/06/22
나의 타인종 목회경험(끝) 모든 역경이 영적 성장의 감사로
이승은(UMC 은퇴 목사)

 

연회 당일 나는 준비된 만반의 기도와 서류를 가지고 이른 아침 연회에 도착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순서 안에 포함되어 있어야할 내 이름이 삭제된 것을 발견했다.

 

그동안 겪었던 나에 대한 부당한 처사를 연회 공식석상에서 크게 외치려고 밤새 준비한 노력이 그냥 허사가 되는 순간이었다.

 

많은 의혹도 생겼고 심히 유감스러웠지만 오히려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나의 작은 목소리로 결국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 될 수도 있었으리라. 또한 나의 부르짖음으로 인해 연회 안에 평안 대신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인간의 모든 계획과 생각을 초월하여 좋은 길로 이끌어 주시는 주님을 믿고 그동안 힘껏 준비해 왔던 인간적 애석함을 주께 향한 감사로 받아들여야만 했다.

 

연회 이틀째 이른 아침 관련된 부서의 회장이 만나자고 했다. 나는 이번엔 또 어떤 어두운 소식을 접하게 될지  그러나 간단한 질문 이라도 하리라 결심하고 단단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나갔다. 질문은 불공정에 대한 나의 발언의 기회가 왜 통보도 없이 취소되었는지 또 그동안 겪었던 많은 어려움에 대한 이유였다. 그러나 자리에 앉자마자 “Grace, forgive me”를 반복하는 바람에 나는 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그만 말문이 꽉 막히는 가운데 복받치는 울음이 터져 나왔다. 동이 터 오도록 눈물의 기도로 준비했던 나의 공정에 대한 외침 대신 하나님께서는 더 좋은 선물을 주신 것이었다.

 

‘용서’라는 그 한 마디는 그 동안의 모든 억울함과 설움, 상처와 고통을 씻어주었다. 사실 어찌 그 분 만의 잘못이었으랴. 장본인은 정작 따로 있었음을 우리는 안다. 그러나 나는 그분을 예수의 이름으로 이미 용서했다. 주의 자녀로서 누릴 수 있는 용서와 사랑의 특권이 아니곤 어찌 그 모든 어려움을 지나올 수 있었으랴.

 

나는 결국 그해 연회에서 파송을 받지 못했다. 인간적 실망을 가득 안고 태양열에 화끈 달아오른 교회에 돌아와 기진맥진 겹친 피로 가운데 나는 그길로 조용히 ‘메디칼 리브’에 들어가게 되었다

 

나는 메디칼 리브 동안 더욱 더 영육간의 강건해짐에 모든 열심을 쏟는 가운데 온라인 강의 수료 등 준비완료가 되어 힘찬 목회계획을 포함한 목회 복귀 신청을 했으나 결국 긍정적 응답을 받지 못한 가운데 은퇴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목회 후반의 부당했던 나의 목회 평가 기록들은 그렇게 엉켜 묻혀버리게 되었다.

 

은퇴식이 끝난 후 나는 다행히 현 감독님과의 짧은 면담요청이 이루어 졌다. 지난 연회 공석에서 외치지 못했던 불공정 했던 경험을 증거물 들과 함께 부분적으로 초속으로 털어 놓을 수 있었다.

 

나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목사안수가 시작되어 훗날 한국 여성 목사에게도 문을 활짝 열어준 연합감리교단에 깊이 감사를 드린다. 또한 감독님들을 비롯한 모든 믿음의 동역자들, 그리고 교단을 초월한 모든 복음 사역자들과 함께 누릴수 있었던 은혜와 축복 앞에 소리 높여 감사찬양을 올린다.

 

나는 소수민족 여성목회자의 한사람으로서 “약할 때 강함(고후 12:10)”의 눈부신 은혜의 빛을 경험한 가운데 비록 타인종 목회 후반부 경험은 인종적, 복음적으로 좁은 시각을 가졌던 교단안의 한 백인 감리사부터 시작되었지만 나 스스로에겐 영적 성장의 기회가 되었으니 오히려 주님께 감사드린다.

 

연회 때 마다 손에 손을 잡고 목청 높여 자주 부르는 찬송이 있다. “Many Gifts, One Spirit”; “...In our difference is blessing, from diversity we praise one Giver, one Lord, one Spirit, one Word.” 우리는 과연 주안에서 하나인가?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이니라”(갈 3:28).

 

오늘도 말씀으로 복음의 띠를 두르고 은혜의 울창한 숲으로 힘차게 믿음으로 전진하자! Soli De Gloria!

  이승은 목사가 연재를 마감하면서 보내온 삽화 


*그동안 ‘나의 타인종 목회경험’을 연재해 주신 이승은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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