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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09/15/22
“입양아들의 주치의이자 어머니” 조병국 원장
전중현(미 연합감리교 은퇴 목사)

 
최근에 미국에서 성장한 입양아들이 이색적인 표지의 책 한 권을 출판하였다. 책 제목은<BEFORE ADOPTION... There was Dr. Cho: Stories and Experiences of a Post-Korean War Pediatirician>이고 뒤표지에는 Dr. Cho... We Thank you for Caring and Fighting!란 글이 씌어있고 그 밑에는 조 원장의 사진이 크게 실려 있다.

 

Dr. Cho는 한평생 홀트아동병원에서 고아들을 돌보는 의사로 헌신한 조병국 원장이다. 그는 1933년 평양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그의 아버지 조상원 선생은 경기공전의 교수를 거쳐 성동고등학교와 인천공고의 교장을 역임했고 어머니 박기열 여사는 일본 동지사대학 가사과 출신으로 숭의여고 가정학 교사를 지낸 분으로 독실한 기독교인들이었다.


 
할머니 의사 조병국 원장(사진=cbs tv)




조 원장의 아버지는 여자가 의사 되는 것을 원치 않아 영문과나 약학과를 권하면서 딸이 가져온 의대 입학원서를 찢어 버렸다고 한다. 교육자인 아버지의 말을 평소에 잘 따르던 딸이 “무슨 배짱이었는지 양보할 수 없어” 아버지의 도장을 새로 만들었고 선생님의 도움으로 입학원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1958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조 원장은 소아과 레지던트 과정에서 불우한 아동들의 진료를 시작하게 되었다. 서울 시립아동병원에서 근무하는 동안 김기수 원장은 조 의사를 남자 열 하고도 바꾸지 않겠다면서 그의 능력을 인정하였다고 한다.

 

조 원장은 6.25 전쟁으로 버려진 아이들이 몰려오는데 먹일 양식, 영양제, 약품과 의료기구 등 모두가 열악한 상황에서 “이 천사들을 어찌 외면하랴!는 인정에 사로잡히게 되고 아이들을 만나면 에너지가 불쑥 불쑥 솟아나는 것을 감지했다”고 한다. 이 참상을 극복하기 위해 유럽과 미국 등 여러 나라를 순회할 때 ‘국제거지’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독하게 싸우며 참 억척스럽게 살았다”고 회상한다.

 

그는 위탁가정의 물색을 위시하여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받고 성장하여 사회에서 봉사하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고아원 보다는 해외 입양의 길을 택했다. 당시 국내 입양은 전무한 반면 해외 입양에 대한 비난은 극심하였다. 위탁 양육 아동들의 성장발달을 도모하는 동시에 해외에서 아기를 기다리는 양부모들에게 주기적으로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알려주고 의료문제가 생기면 도착 후 미리 주선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독려하였다.

 

그는 헌신의 과정에서 느낀 감동을 이렇게 술회하 고 있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세상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희망이 솟아나고, 평탄한 길이 펼쳐지는 하강상승(下降上昇)의 숭고한 보람으로 채워지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쁨이 이를 데 없다.” 그러나 딸의 활동을 보려고 찾아온 어머니가 “네가 이렇게 가슴 아픈 일을하려고 의사 공부를 했느냐?”며 우실 때 마음이 아팠다고 하였다.

조 원장은 아기들이 마구 죽어가는 현장에서 내과로 전과하려고 생각한 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 당시 처절한 의료 활동 가운데서 열심을 다 했지만 한계에 부딪혔을 때는 “내가 정말 의사인가?”라는 회의에 빠져들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선을 다 했을 때 자신을 되찾는 기적이 일어나기도 했다는 것이다.

 

2016년 10월 미국에 입양 와서 성장하고 사회에 진출한 입양아들이 로스앤젤레스에서 주최한 Holt 사업 지원을 위한 모금행사는 감명 깊은 경사(gala)이었다. 이 자리에 김광진 감리사와 서운숙 사모가 참석해 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

 

필자가 조 원장의 전기 <조병국 원장의 동기와 헌신>을 2019년에 출판하면서 1991년 대통령 표창식 사진을 보내라고 여러 번 요청했으나 고아들의 사진만 보내왔다. 조 원장은 상패 없는 사랑의 상도 풍성하게 받았는데 봉사 오는 여인들이 너무나 많은 선물을 가져왔으므로 스스로는 아무것도 살 필요 없이 지낸다고 하였다.

 

홀트에서 1958에 시작하여 1993년 6월에 정년을 맞았으나 홀트의 요청으로 은퇴할 틈도 없이 그의 자작(自作) 별명 ‘Holt spare tire’로 26년을 더 근속하였다. 그는 2019년 서울의 자택으로 거처를 옮기기까지 장장 61년을 버려진(abandoned) 아이들을 찾아진(found) 아이들의 모습으로 격상하여 입양가정에 선물로 안겨주었던 것이다.

 

서교감리교회 김규철 목사는 이 책의 추천서에 이렇게 썼다. “선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평생을 여리고 험한 언덕에 버려진 어린 생명들을 위해서 자신의 몸이 부서지도록 헌신으로 희생해 주신 일대기는 헌신의 책이요, 생명의 책이요, 사랑의 책”이라고.

 

조 원장은 아동들의 성장을 감사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하는 말로 마무리 짓는다.

“하나님이 세상에 보내신 어린 아이들을 많이 만나게 하시고 그들을 바다 건너의 가정에서 성장, 성인이 되게 하시고 그들을 일꾼 삼으심은 주님의 한 없는 은혜와 능력이심을 보며 감사드립니다. 오랫동안의 서글픔에서 기쁨과 감사와 위로를 주셨습니다. 주는 것은 보이는 것이라 생각되나 보이지 않게 받는 것은 더 큽니다. 주님을 찬양합니다.”

 

하느님 나라는 현대적인 표현으로 to make a better world to live(편집자 역: 보다 살기 좋은 세상만들기)라고 한다. 우리가 처한 사회에서 다른 사람을 위해 정성을 다하여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 우리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리라.

조 원장은 어려서 몸이 쇠약하여 병원에 자주 드나들었지만, 불우한 아이들을 돌보는 분주한 생활 속에서 오히려 건강의 축복을 받아 내년이면 9순을 맞게된다. 큰딸 김미영과 사위 이해천 부부가 효성을 다해 돌보고 있다.

독일의 순교자 디트리히 본회퍼는 하나님의 계명을 참신하게 적용하므로 믿음과 행동이 일치하는 실천의 삶을 보여주었다. 믿음은 성경 말씀의 내용을 기억하고 자위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실천하라는 것이다.

조 원장의 연약한 생명을 살리고 건강하게 키우려는 순수한 동기에 따른 헌신적인 섬김으로 인해 전 세계에 입양된 아동의 수는 10만을 넘어섰다. 이제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입양인들이 세계도처에서 그의 헌신적인 보살핌과 희생을 기억하며 감사하기에 이른 것이다.

조병국 원장의 한평생 버려진 고아들을 위한 봉사와 헌신은 책자와 잡지 및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지고 국내외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자아냈다. 소설가 박완서 선생은 ‘그의 수기를 읽으면서 자주 눈시울을 붉히고 가슴이 짠해지곤 했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 이 글은 ‘성서와 문화’ 2022년 가을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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