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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10/05/23
루터의 장미(Luther Rose)

 

장미를 ‘꽃의 여왕’이라 부른다. 아름답기도 하고 흔하기도 해서 그런가? 종류도 많다. 장미꽃엔 8가지 색깔이 있다고 한다. 압권은 역시 빨간 장미다. 장미를 국화로 정하고 있는 나라도 있다. 영국이다. 영국에선 30년간에 걸친 장미전쟁도 있었다.


이 말은 흰 장미를 문장으로 사용한 요크 가문과 붉은 장미를 문장으로 사용한 랭커스터 두 가문이 투쟁한 것에서 비롯됐다. 결론은 랭커스터 가문의 헨리 튜더의 승리로 끝났다. 그래서 튜더왕조가 탄생되었고 헨리 7세의 뒤를 이은 헨리 8세가 ‘영국국교회’를 탄생시키는 등 영국의 격변기를 이끌었다.


장미의 꽃말은 정열이다. 그래서인가? 이집트의 절세미인 클레오파트라가 안토니우스의 마음을 사로 잡기위해 그가 오는 길에 밀가루처럼 뿌려댄 꽃이 장미였다. 그래서 안토니우스는 자신이 죽으면 무덤에 뿌려달라고 부탁했던 꽃도 장미꽃이다. 나폴레옹이 조세핀을 위해 바닥에 뿌린 꽃도 장미였고 프랑스 루이 16세와 정략결혼으로 공주가 되고 왕비가 되었건만 38살의 젊은 나이에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비운의 마리 앙트와네트를 일컫는 말도 ‘베르사이유의 장미’란 말이다.


그러나 그런 장미와는 본질이 다른 또 하나의 장미가 있다. 바로 루터의 장미(Luther Rose)다. 30여년 전 내가 LA 북부 밸리지역에서 교회를 개척할 때 빌려 쓰던 예배당이 루터교회였다. 루터교회에 가면 교회 정문에서부터 강대상 너머 스테인드글래스까지 여기저기 장미꽃이 만발해 있다. 루터의 장미다.


루터교의 상징이자 루터의 마음인 셈이다. 루터는 이 장미 문장을 그의 신학과 신앙의 개요 내지 표현으로 보았고 서신을 쓸 때 늘 인장으로 찍었다고 한다.


루터는 슈펭글러에게 보낸 서신에서 이 장미문장에 관한 자신의 해석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좀 길지만 여기 인용해 본다.


“먼저 심장(=마음) 속에 있는 검은 십자가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이가 우리를 구원하신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입니다. ‘마음으로 믿는 자는 의롭게 여기심을 받는다(롬10:10)’하였습니다. 검은색의 십자가는 고난을 의미하지만 그것이 심장의 붉은 색을 물들이지 않습니다. 이는 십자가가 심장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살아있게 한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롬1:17)’고 했는데 그 믿음은 바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이에 대한 믿음을 말합니다. 그러한 마음이 흰색의 장미 한가운데 놓여있는 것은 믿음이 기쁨과 위로와 평안을 준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함입니다. 다시 말해 믿음은 믿는 자로 하여금 깨끗하고 기쁨이 충만한 삶을 살게하며 이 믿음이 주는 평안과 기쁨은 이 세상이 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요14:27). 그래서 장미의 색깔은 흰색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흰색은 영과 천사들의 색이기 때문입니다(마28:3).





흰 장미는 하늘색으로 둘러싸여있는데 이는 성령과 믿음 안에서의 그러한 기쁨이 앞으로 맛보게 될 하늘나라의 기쁨의 시작이라는 뜻입니다. 그 하늘의 기쁨은 이미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는 않았고 다만 소망 중에 붙잡는 것입니다. 이 하늘색 띠는 다시 황금빛 원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는 영원히 끝도 없이 지속되는 하늘의 축복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마치 금이 가장 귀하고 값진 최고의 금속인 것처럼 하늘의 축복은 모든 기쁨과 좋은 것들을 뛰어넘는 놀라운 것입니다. 이것은 나의 모든 신학의 요약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모두에게 사랑받는 장미꽃 하나로 자신의 신학을 정리해 놓은 루터는 얼마나 대단한가? 장미 한송이로 시청각 신학교과서를 편찬한 셈이다.


우리는 교회의 탄생을 ‘성령강림절’로 보고 있다. 마가의 다락방에 모인 초대교회 성도들에게 성령께서 강림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행 2:1)이자 초대교회가 이날부터 출발한 것이다. 그래서 성령강림절은 교회탄생일인 셈이다. 그렇다면 개신교의 탄생기념일은 언제일까? 대개 루터가 1517년 10월 31일 정오 캐톨릭 교회의 면죄부 판매의 부당성 등을 반박하는 95개조 반박문을 비텐베르그 대학 부속교회 정문에 써붙인 그날을 종교개혁 기념일로 지킨다. 그래서 프로테스탄트 여명의 종소리를 울려 퍼지게 한 그날을 개신교 탄생기념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10월은 종교개혁의 역사, 개신교 탄생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특별한 달이다.


루터를 비롯한 칼뱅, 츠빙글리등 종교개혁자들이 개진한 신학적 기본정신을 요약한 다섯문구를 ‘5가지 오직(five solas)’이라고 한다. 즉 오직 성경(Sola Sctiptura), 오직 믿음(Sola Fide), 오직 은혜(Sola Gratia), 오직 그리스도(Sola Christus),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a Deo Gloria)이다. 종교개혁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신부님 앞에서 고해성사를 하고 성경은 구경도 못하고 살아왔을 것이다.


10월은 종교개혁 기념의 달이다. 우선은 ‘장미박사님’ 루터 목사님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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