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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11/21/23
‘판다’의 두 얼굴

 

‘동물 외교’란 주로 멸종 위기에 있거나 희귀한 동물을 상대국에 보내는 것을 말한다. 상대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지만 이면에는 또 자기 이문을 챙기기 위해서다.


기원전에도 로마의 시저 황제가 소아시아와 이집트를 정복하고 로마에서 승리를 축하하는 빅토리 퍼레이드를 벌일 때 사자·표범·원숭이·앵무새·타조 등과 함께 행진을 했다고 한다. 그중 로마시민들을 가장 열광시킨 것은 이집트산 기린. 클레오파트라가 시저에게 선물한 것으로 추정되었는데 아마도 이 기린이 동물외교의 시초라고 보고 있다.


그 후에도 신성로마제국이나 비잔틴 제국이 흥할 때 이집트는 기린을 갔다 바치면서 ‘기린외교’를 펼쳤다는 기록이 있다.


영국이 한창 잘 나갈 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브라질로 부터 재규어, 카메룬으로부터 코끼리 등 많은 이국적인 동물을 선물로 받았고 캐나다로부터는 검은 비버를 선물로 받는 등 동물들이 동원되어 국가간 친목 카드로 활용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동물외교의 챔피언 격은 역시 중국의 ‘판다(Panda)’라고 할 수 있다. 판다는 우선 외모가 귀엽다. 곰이라면 육식을 해야 하는데 이 놈은 대나무만 먹고 산다. 특이한 동물이다. 더구나 중국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종이다. 중국 스촨성이 고향인 이 판다는 현재 약 1800마리가 중국에서 서식되고 있다고 한다.


여러모로 신비로운 이 판다가 동물외교에 데뷔한 것은 당나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당시 측천무후가 서로 잘 해보자고 일본 천황에게 곰을 선물했는데 그게 판다였다고 한다. 7세기 때의 일이다.


그러나 판다외교의 꽃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피어올랐다. 공산당 정권 이후 최초로 중국을 방문했던 닉슨 대통령 부부가 1972년 판다를 선물로 받아 워싱턴 DC에 상륙했다. 그후 15마리까지 늘어나 미 전역 동물원에 나누어 사육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고안한 문화아이콘이자 우호외교의 상징으로 활용되었던 판다는 ‘렌트비’가 무려 100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더구나 “판다가 중국 밖에서 죽게 놔둘 수는 없다”는 전제 때문에 때가 되면 모두 중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챙길 것은 다 챙기는 조건부 입양인 셈이다. 그래서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에 있는 마지막 판다까지 내년엔 모두 중국으로 귀환해야 할 처지에 있다는 것이다.


지난주 APEC정상 회담 참석한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시진핑 주석이 난데없이 이 판다를 들고 나왔다. 다시 미국에 선물할 수 있다고 운을 뗀 것이다. 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귀여운 판다를 사랑했던 미국인들이 환영할 수 밖에! 미중 관계가 아주 껄끄러워져서 50여년 판다외교가 파탄나는가 했는데 다시 부활할수도 있다는 여운을 남기고 돌아갔다.


이걸 보면 판다를 이용한 중국의 외교전술이 대단하다 못해 음흉하고 교활하다고 느꼈다. 판다의 순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자신들의 잔인하고 폭력적인 정체성을 덮어보려는 꾀가 얼마나 대단한가?


티벳의 강제합병,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탄압, 툭하면 타이완을 무력통일하겠다고 겁주는 안하무인 외에도 천안문 사태, 홍콩 민주화 투쟁 때 보여준 잔인한 무력탄압은 국제사회의 맹렬한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더구나 탈북자들을 붙잡아 강제로 북한에 되돌려 보내는 반인륜적 행위는 자유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지구촌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중이다.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국은 탈북민 500명 이상을 강제북송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아시안게임으로 잔뜩 국가홍보를 끝낸 직후 이면으로는 이같은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북한은 탈북 행위를 사형이나 강제노동수용소 구금에 처할 수 있는 ‘조국 반역죄’로 규정하고 있다. 탈북자가 북송되면 어떻게 되는지를 중국은 모르지 않는다. 중국은 박해나 고문받을 위험이 있는 국가로 강제송환을 금지하는 유엔 난민협약과 고문금지협약의 엄연한 가입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제북송엔 일말의 거리낌도 없는 것이다.


우리는 판다의 부드러움 속에 숨어있는 중국의 야만을 알고 있다. 그러나 행동하지는 않는다. 중국에서 탈북자들의 강제북송을 막기위해 목숨을 내걸고 활약하는 목회자들이 있다. 예컨대 다큐멘타리 ‘비욘드 유토피아’의 주인공 김성은 목사님이 그런 분들이다. 1,000여명 이상의 탈북자들을 구출해 냈다.


강제북송이란 참혹한 인권유린을 그냥 보고만 있다면 우리는 침묵의 동조자란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마땅하다. 직접 중국 땅에 뛰어가지는 못할망정 돈과 기도로 후원해야 한다. 미주지역에서도 강제북송 반대 목소리를 높여야 하고 연대할 곳을 찾아 연대해야 한다. 탈북민 인권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이들과 지혜와 마음을 모아야 한다.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고 판다를 소환해야 한다고 트집을 부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코로나19의 진원지라고 지목했을 때도 판다를 데려가겠다고 우겼다. 우호의 상징으로 선전하는 판다의 정치적인 두 얼굴이다. 판다 말고도 우리 주변에 곰은 얼마든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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