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요(베델한인교회 목사)
지난주 지미 카터 대통령의 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의 장례 예배가 아틀랜타 글렌 메모리얼 교회에서 있었습니다. 역대 대통령들과 영부인들이 함께 참여하며 온 미국이 같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의 손자 제이슨 카터가 조사하며 한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의 할머니는 추모 연설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그녀의 삶이 설교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할머니는 대통령 부인이었지만, 손자들에게 한없이 자상한 할머니로, 어릴 때부터 생일이면 카드에 20불짜리를 넣어서 축하해 주시는데 지금 자기 나이가 45세인데도 여전히 20불이었다고 합니다. 또 온 가족이 여행하며 비행기를 탔는데, 한쪽 구석에서 할머니는 손주들을 위해 타파웨어를 열어 샌드위치를 만들고 계셨고, 같이 탄 승객들을 위해서도 샌드위치를 만들어 나눠주자, 모든 사람이 대통령 부인이 만든 샌드위치를 먹는다며 행복해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바위와 같은 여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녀 나이 60세에 스키를 배우기 시작하여, 85세까지 스키를 즐겼으며, 또한 산악등반가로 등산을 즐기며 킬리만자로, 후지산, 에베레스트산까지 오르지 못한 산이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어지기 수년 전, 여전히 노새가 땅을 기경하던 작은 남부 지역에서 태어나, 그의 남편 지미 카터가 정상에 오르기 전까지는 주일학교 반 사람 외에는 잘 말해보지도 못했던 시골 여인이 한나라의 정책과 문화를 바꾸었던 여인이 되기까지, 인권을 유린하는 독재자들과 맞서 싸웠으며 카터 센터를 세워 약자들과 함께하며 특히 정신건강을 위해 싸웠다고 합니다.
최근 5년 심각한 사회적 현상으로 등장하는 알츠하이머, 조현병 등 고대부터 낙인찍힌 질환에 대해, 그 누구도 생각도 못 했던 50년 전인 1970년부터 하나님이 주신 믿음으로 정신질환과 싸우며 세계 수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리게 한 믿음의 여인이었다고 합니다.
손자가 본 마지막 할머니의 모습은 병원에서 잘 걷지 못하던 순간까지도 지팡이를 짚고 걷는 연습을 하며 ‘이 지팡이는 지팡이가 아니라, 남극 탐험을 위한 trekking pole이다’며 씩씩하게 병원 복도를 걸으셨다며, 자기는 할머니의 뒷모습을 보며 ‘우리가 그 믿음의 길을 잃지 않기를’ 기도했다며 ‘아멘’과 함께 조사를 끝냈습니다.
그녀의 삶이 설교이듯이, 손자의 짧은 조사도 한편의 설교였습니다. 새로운 교회 일꾼을 세우는 우리 교회에도 삶이 설교인 믿음의 일꾼들이 많이 세워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