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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12/27/23
따뜻한 국밥 같은 사랑
김한요(베델한인교회 목사)

 

어바인에 따뜻한 국밥집이 생겼습니다. 우리 목회자들이 새벽기도 후, 아침 운동하고 뜨끈한 설렁탕에 몸을 데우며 담소하는 행복을 누렸습니다. 영하 기온은 아니지만, 속살이 에이는 만만치 않은 남가주의 겨울 날씨는 진한 고깃국물에 깍두기를 말아 먹으면 아랫목에 드러눕고 싶어집니다.

 

일주일에 두 번, 늘 새벽기도 끝나고 걷지만, 요즘은 걷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추워서 그냥 웅크리게 됩니다. 옷 입고 나가는 것이 귀찮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억지로라도 나가면, 걷고 들어오는 우리들의 마음은 상쾌하고 몸은 가볍고, 그리고 제일 좋은 느낌은 배가 고픕니다. 건강의 싸인입니다.

 

그런데 이 결심을 우리는 매번 이를 악물고 합니다. 걷고 오면 좋은 것을 아는데도, 나가기까지 얼마나 사탄의 유혹이 많은지 모릅니다. 오늘은 그냥 방안에서 푸쉬업만 할까? 오늘 교회적으로 바쁜 일이 있는데, 오늘은 그 일부터 할까? 그냥 아침밥만 먹으러 갈까? 수많은 잡생각들이 새벽 기도하며 스쳐 지나갑니다.

 

그러나 저는 매번 저를 설득하는 데 성공합니다. 제가 나가야 우리 목회자들도 나간다. 내가 건강해야, 우리 교회가 건강하다. 내가 이겨내야, 우리 모두가 이긴다! 이 말들을 1-2분 되뇌며, 마음을 바꾸고 추운 새벽공기를 가르며 걷다 보면 어느새 몸이 훈훈하게 달아오르고, 땀도 나고, 모든 몸의 세포들이 숨을 쉬는 것 같습니다.

 

‘사랑은 결단(decision making)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은 코끝이 찡한 것이 아니라 칼날 같은 결단입니다. 어쩌면 추운 겨울 새벽에 걷는 결단이 사랑을 향한 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내딛는 걸음에 훈훈히 달아오르는 몸과 건강이 다가오듯이, 서로를 향한 마음도 이렇게 결단을 하면, 사랑을 향하여 나아가는 것이라 믿습니다. 아니, 어쩌면 그것이 사랑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즈음에,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 갑니다. 하나님 앞에서 은혜받은 자로 살아가면서 그냥 이렇게 모르는 척하고 끝나버리는 것이 과연 복음에 합당한 삶인가 돌아봅니다.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해 보려는 결심을 하는 순간, 사랑은 내 안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 이해(under-stand)라고 하는데, 그 사람의 자리까지 가야 하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추운 새벽, 걷기로 결심하는 순간, 따뜻한 국밥이 기다리고 있듯이, 이 해가 지나가기 전 맘을 먹기로 해요. 다가가기로 결심합시다. 그러면 사랑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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