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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01/02/24
‘새해 결심’하셨나요?

 

 ‘뉴이어스 레졸루션(New Year’s Resolution), 즉 ‘새해 결심’ 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새해라는 게 사람들이 정해놓은 날짜 계산법에 의해 신년이니 뭐니 만들어 놓은 것에 불과하고 그냥 하루하루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공평하게 나눠주시는 한결같은 선물로 받으면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니까 거창하게 새해결심 그런 걸로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 것이다. 그냥 오늘이란 하루를 만나와 메추라기의 축복으로 해석해서 감사와 기쁨으로 살아가면 된다고 주장을 편다.


그런데 “Better Late than Never”란 말도 있고 혹은 “Better than Nothing”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손해 볼 것도 없는데 해 보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새해 결심을 정한게 있다. “덜 먹고 더 많이 움직이자!”


이제는 근육량도 빠르게 줄어드는 나이에다 움직이지 않으면 비만에다 갖은 성인병을 주렁주렁 달고 살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움직여야 산다. 의자에 앉아서 컴퓨터 모니터에 목을 매고 살다 보면 금방 양로원 신세를 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우리집 강아지 ‘베일리’를 앞세워 나는 매일 40여분을 걷는다. 유산소 운동이다.


근력운동도 필요하다. 내 나이가 되면 근육감소가 급속도로 빨라진다고 한다. 근육이 부족하면 쉽게 넘어진다. 한번 넘어졌다하면 죽는 경우도 있다. 뼈가 부러지면 병원신세를 져야 하고 그때부터 건강은 완전 초스피드로 내리막길을 내닫는다. 그래서 딸이 사다준 역기와 덤벨, 아령 등이 리빙룸에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지붕에 올라가는 건 절대 사절이다. 잘못해서 사다리에서 넘어지면 난 그날로 끝장이다. 엄살인지 엄포인지 모르겠지만 난 그냥 지붕도 싫고 사다리도 싫다. 옛날같으면 지붕에서 그냥 맨 몸으로 뛰어내리겠다는 호기를 부릴 만도 한데 이젠 내 몸을 살살 다루려고 한다. ‘늙은이 모드’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 새해결심은 뭘까? 살펴보기로 했다.


‘스태티스타’란 통계업체가 조사해서 발표한 미국인들의 2024년 새해결심을 보니 “돈을 더 많이 저축하는 게(To save more money)” 1위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59%가 이걸 뽑았다. 2위는 “운동을 더 많이 하는 것(To exercise more)”이 2위다.


미국인들은 새해 결심으로 돈을 더 많이 저축하는게 소원이란 것이다. 사실 난 저축이고 자시고가 없다. 내 나이엔 저축한 걸 꼬박꼬박 빼 먹고 살 나이인데 저축은 내게 “해당없음” 그렇게 생각하고 지나갔다. 난 젊을 때 저축해 놓은 것도 없고 현재 빼먹고 살 것도 없다. 그냥 소셜연금이랑 그런 걸로 적당히 채워서 산다.


그런데 ‘저축’이란 말이 계속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저축이 꼭 돈을 저축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 . 아! 마음의 저축도 있지 않은가? 마음에다 저축을 하는 것이다. 예컨대 더 많이 용서하며 사는 것이다, 새해에는. 또 더 많이 베풀고 나누며 사는 것이다. 더 많이 사랑하며 사는 것이다. 그게 바로 저축아닌가? 이런 생각에 이르니 갑자기 ‘덜 먹고 더 많이 움직이자’는 지극히 육체적이고 현세적인 새해결심보다는 내 마음에 더 많은 용서와 사랑을 저축하며 살자! 그렇게 수정해서 새겨보니 와! 새해결심이 갑자기 성령으로 충만해 지는게 아닌가?


우선 가족들에게 마음의 저축을 하기로 결심했다. “골프에 미쳤냐?” 그렇게 사나운 말로 아내를 쏘아붙이던 태도를 회개하고 운동하며 즐겁게 살라고 격려하기로 했다. “뭐가 부족해서 시집을 못가냐?”며 구박하던 딸에게도 영원히 캥거루족으로 우리 집에 붙어 살아도 좋으니 그냥 사랑하기로 했다. 시집 안가는게 어디 우리 딸 뿐인가? 육아, 샤핑, 요리, 모든 가정일은 도맡아 하는 아들을 보며 “도대체 네 아내는 뭐하는 사람이냐?”며 미운털이 박혔던 며느리를 용서하고 사랑하기로 했다. 요즘같은 ‘인구절벽’ 시대에 1남 1녀 손주들을 낳아준 건만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내 마음에 저축할 아이템들을 이거저것 정리하다 보니 결국은 “사랑, 용서, 겸손”이란 말로 요약이 된다. 이것만 일년동안 저축하며 살아도 나의 금년 한해는 빛나고 풍요로운 새해가 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결국 이 모든 마음의 저축 기본재료는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뛰어봤자 벼룩이다. 한결같이 예수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 그걸 저축하듯 실천에 옮기며 살면 그것 이상의 환상적인 새해결심이 또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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