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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01/17/24
전쟁 통에 성지순례도 막히고 …

 

어느 분에게서 전화가 왔다. “성지순례 안갑니까?” “누구세요?” “수년 전에 갈라다 못간 사람입니다. 내가 죽기 전에 한번 꼭 성지순례 갈려고 하는데 그 짝에서 한다면 이번에 꼭 따라 나설랑게요” 내가 좀 기가 막히다는 듯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스라엘 전쟁 난 거 아시죠? 성지순례 막혔습니다.” “성지순례는 고사하고 이스라엘 살던 한국사람들도 보따리 싸가지고 다 빠져 놔왔는데 무슨 재주로 성지순례를 합니까?”라고 덧붙이려다 조용히 다음 기회를 기다려 보라며 전화를 끊었다.


물론 이스라엘 성지순례 말고 바이블 랜드라고 해서 성경에 등장하는 튀르키예나 그리스를 찾아가는 바울의 성지순례는 지금도 가능 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우리 신문사가 주관하여 성지순례를 여러 번 했고 종교개혁 발상지 유럽문화여행도 여러번 했다. 모집정원을 채우느라고 사람들에게 “성지순례 가시겠어요?” 그렇게 물으면 대부분 대답은 “다음에 기회되면 갈게요”다. 백날을 기다려봐도 꼭 들어맞는 기회는 찾아오지 않는다. 기회는 만들어야 한다. 성지순례는 기회를 기다리는게 아니고 기회를 만들어서 가야 한다. 그렇게 기회 타령으로 세월 보내면 예수님이 제자들을 부르셨던 그 평화로운 갈릴리 바다, 죽음을 앞두고 고뇌하시며 기도하셨던 겟세마네 동산은 밟아보지 못하고 그냥 세상을 떠나게 된다.


성지순례는 한마디로 말하면 믿는 자들의 ‘신심강화 프로그램’이다. 성지순례로 따지면 캐톨릭 신자들을 따라 갈 수 없다. 그들에게 성지순례는 신자의 의무다. 캐톨릭 교회의 3대 성지가 있다. 예루살렘, 로마, 그리고 야고보 성자의 무덤 위에 세워진 스페인의 ‘산티아고 성당’(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이다. 이 성당을 향해 걷는 순례의 길을 ‘카미노 데 산티아고’라고 하는데 요즘 한인들도 많이 따라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 3대 성지 말고 캐톨릭 신자들에겐 더욱 중요한 ‘성모 발현성지’가 있다. 교황청에서 인증한 이 3대 성지는 프랑스의 ‘루르드’, 포르투갈의 ‘파티마’ 그리고 멕시코의 ‘과달루페’가 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일한 과달루페 성모발현성지는 수도 멕시코 시티 북부에 있다.


거대한 조개껍질 같은 곳을 배경으로 초록색 망토를 걸치고 서 있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담은 각종 머그컵, 펜던트 등은 멕시코 동네 뿐 아니라 남가주 주유소, 선물 가게에도 차고 넘친다. 그 성모의 모습이 아메리카 원주민 후안 디에고에 나타난 모습이었다. 원주민들이 입던 선인장으로 만든 틸마란 디에고의 옷에 기적적으로 발현된 그 성모상은 지금도 과달루페 대성당에 잘 모셔져 있다.


멕시코 독립전쟁 때는 이 과달루페 성모상이 그려진 깃발을 내걸고 전쟁을 벌였다. 국가적인 대형 추모 행사가 있을 때도 이 성모의 그림이 내 걸린다. 우리 개신교 신자 가정에 십자가가 여러개 벽에 붙어 있듯이 멕시코 사람들 가정에는 과달루테 성모상이 그렇게 걸려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생전에 이 과달루페 성지를 4번이나 순례했고 성모의 발현 목격자 후안 디에고는 나중에 성인이 되었다.


이 과달루테 성모 발현 기적은 아메리카 복음화에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스페인 정복자들에게는 너무 고마운 기적이었다. 산 사람을 제물로 바치며 인신공양을 일삼던 마야나 아즈텍 원주민들이 과달루테 성모 발현으로 천주교 개종 물결이 있어났다. 인신공양도 사라지게 되었다.


그래서 과달루페 성모 축일인 매년 12월 12일이 되면 멕시코의 대다수 회사들은 오전 근무만 한다. 그리고 그 성모 축일에 맞춰 과달루페를 방문하는 성지순례자들이 1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아라비아의 메카에 무슬림 성지순례자들이 구름처럼 모이는 것을 연상시킨다.


이슬람에서도 성지순례는 다섯 가지 기둥(신앙고백, 예배, 단식, 희사, 성지순례) 중 하나로 여긴다. 무슬림도 성지순례를 ‘하늘 가는 길’로 믿는다.


개신교는 ‘오직 믿음’, ‘오직 성경’이 기초과목이 되다보니 성지순례의 의미를 격하시키는 경향이 있다. 루터나 개혁자들이 본래 캐톨릭이 하던 일이라면 무조건 반기를 들기도 해서 그럴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루터도 성지순례에서 은혜받고 종교개혁이란 거대한 역사의 드라마를 지휘한 것이 아닌가?

독일 변두리 아이슬레벤이나 비텐베르크 촌사람이 화려했던 로마 성지순례를 갔다가 구원은 고행이나 면죄부로 이루는 것이 아니고 오직 믿음으로만 가능하다는 진리를 번개처럼 깨달은 것이다. 로마서의 재발견은 결국 루터의 성지순례 결과물이었다.


우리의 믿음을 더욱 발전시키고 성숙의 길로 안내하는 길은 다양하다. QT도 있고 성경필사도 있고 새벽기도회도 있다. 성지순례도 그 중 하나라고 본다. 전 세계 캐톨릭 신자들이 멕시코 시티 근처에 뭘 그리 대단한 게 있다고 과달루페 성모축일에 1천만 명의 순례객이 모여드는 일이 가능할까? 거기서 기적의 현장을 경험하고 신앙심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 때문일 것이다


캐톨릭 신자들만큼 우리도 여러 모양의 성지순례에 열심을 내 보자는 것이다. 우리의 믿음생활을 경신할 아주 좋은 기회다. 꼭 예루살렘 뿐만이 아니다. 한국에도 많다. 한국에도 순교자들의 순교 현장이나 이정표적인 복음전파의 현장이 많다.


이처럼 정초에 성지순례를 강조하는 이유는 우리 신문사가 다시 성지순례 시작해보려고? 아니다. 나는 할 만큼 했고 이젠 끌고 다닐 기력도 없다. 그래서 편한 마음으로 성지순례를 권면하는 것이다. 기회 기다리지 말고 기회를 만들어 보라고. 성지 순례후엔 성경도 활동사진처럼 열리는 게 사실이라고. 다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그 길을 막아서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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