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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10/02/24
질그릇에 담긴 보배

 

몇 개월 전 우리 신문에도 소개되었던 인도 뭄바이 빈민 선교사 원정하 선교사의 부인 손정아 사모가 암에 걸렸다는 비보를 들었다. 원정하 선교사의 아버지는 기감 서울연회 감독을 지낸 원성웅 감독이다.



학교시절 뭄바이를 한번 단기 선교 차 방문했던 원 선교사는 배고파 허덕이는 아이들이 계속 눈에 밟혔다. 기도 중에 그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며 예수의 복음으로 그들의 영혼을 배불리겠다는 결심으로 뭄바이로 향했다. 부모가 말렸다. “한국에 사역지도 많은데 거기를 꼭 가야만 하겠니?” 그런 말로 말려보았지만 예수님의 명령이란 말로 부모님의 만류를 뿌리칠 수 있었다.


부인 손정아 사모는 연대 정외과 출신에 펀드 매니저가 되어 화려한 커리어의 소유자였지만 그 모든 것을 접기로 했다. 남편과 함께 인도의 빈민굴로 가기로 했다. 그렇게 10년 이상을 함께 사역해 왔다. 두 아들도 낳아서 거기 현지학교를 보내며 날이 밝으면 주먹밥과 쪽 복음을 들고 빈민굴을 누비던 그 손정아 선교사가 암에 걸렸다니! 지금은 서울에 와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시어머니 이평숙 사모님에게 이 소식을 전해 듣고 나는 충격을 감출 수 없었다. “어찌 이런 일이. .하나님, 불쌍히 여기소서. 주먹밥을 들고 배고픈 인도 아이들의 허기짐을 달래주던 선교사 아닙니까?”


그런데 감동의 메시지가 내게 포워딩이 되었다. 시어머니와 암 투병중인 며느리 손정아 사모가 주고받은 카톡이었다. 시어머니가 위로의 말을 보냈다.

“건강도, 연약함도 다 은혜 같아. 쉬어가기도 하고 아픈 후엔 더욱 건강해지기도 하고 . . 90평생 건강만 하겠니? 감사로 받자. 고난을 잘 극복하자. 온 가족 힘을 합해서. . ”

며느리 손정아 선교사가 답을 했다. “맞아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은 버릴게 없어요.”


와~ 자신에게 찾아온 암이란 불치병조차도 하나님께서 허락한 것이라면 버릴게 없다는 이 고백이 내 마음을 울렸다. 나는 당장 원망하고 불평했을 것 같은데 버릴게 없다고 고백하는 이 크고 담대한 신앙 앞에 그냥 할 말을 떠올리지 못했다.



‘당당뉴스’에 보니 미주기아대책 사무총장 정승호 목사가 한국에서 낙상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나하고 만나서 식사한지가 한두 달 쯤 되는데 여러 나라를 돌고 돌아 한국을 방문했다가 사고를 만난 것이다.


정승호 목사가 일하는 기아대책은 기아와 재난으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생존을 돕고 공동체의 발전을 지원하는 국제적인 선교구호단체다. 대지진이 났다하면 뛰어가고 물난리가 났다하면 뛰어가고 기근으로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하면 뛰어가는 사람 아닌가?



전치 16주의 낙상사고를 당했는데 치료비만 3천만 원. 미국 시민권자라서 아마 한국에선 아무런 보험적용도 받지 못해 치료비 부담이 막막하다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이 세상에서 빛으로 살아가려고 애쓰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은 왜 이런 고난을 주시는 것일까?


죽고 싶을 만큼 절망했던 엘리야, 사별과 가난으로 살길이 막막했던 룻, 원수들의 박해와 조롱에 울부짖었던 에레미야, 그리스도를 위해 능멸과 모진 핍박을 인내한 바울 등 성경에는 고난과 마주했던 위대한 인물들의 스토리가 많다. 그들의 삶을 통해 놀라지 말라고, 고난은 그리스도인의 일상이라고, 우리 모두에게 그런 고난은 찾아오는 것이라고 교훈을 얻어 내면서도 내 주변에서 그런 이유 없는 고난을 목격하면 도무지 마음이 심란해 지고 안타까운 마음을 달래기 힘들다.


10월이 되었다. 이 달은 마틴 루터의 달이다. 종교개혁을 주도했던 루터를 기념하기 위한 종교개혁일이 31일이고 이보다 앞선 10월 마지막 주일이 종교개혁주일이다.


그가 보름스 종교재판에서 “누구든지 루터를 죽여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법적 보호를 박탈당하면서 숨게 된 것이 바르트부르크 성이었다.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이름도 바꾸고 변장하고 수염도 길렀다. 그의 신분을 하는 사람은 성내에서 단 한명 뿐이었다. 고독과 싸우다 보니 종교개혁에 대한 신념도 흔들렸다. 후에 루터는 사도 요한의 밧모섬 유배에 빗대어 ‘바르트부르크 성은 나의 밧모섬’이라고 회고한 적이 있다. 그러나 유배생활의 절망을 극복하고 그는 라틴어에서 독일어 신약성경 번역을 완성했다. 루터의 역사적인 과업이었다.


루터가 이렇게 절망과 싸울 때 마다 부인 폰 보라는 하나님이 죽었다고 상복을 입고 곡을 했다. “하나님이 죽지 않고는 당신이 이렇게 실의에 빠질 수는 없다”며 흔들리는 루터의 개혁의지를 되살려 놓곤 했다.


우리 앞에 닥치는 이해 불가능한 고난도, 내 삶에 찾아드는 모든 절망과 아픔도 사실은 손정아 선교사의 말대로 “버릴게 없는 하나님이 주시는 것”으로 받아들이며 견디고 극복해야 한다. 그게 쉬운 일인가? 환난조차도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믿는 방해꾼은 인간의 연약함이다.


그래서 바울은 우리를 질그릇에 담긴 보배로 묘사하고 있다. 하나님의 영광과 인간의 연약함이 공존하는 질그릇에 담긴 보배. . .


기도하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나의 질그릇 같은 연약함을 이기게 하소서. 그리고 고난가운데 신음하고 있는 이들에게 주님, 긍휼을 베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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