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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04/17/25
복음에도 ‘관세’가 붙는다면?

 

바야흐로 ‘관세전쟁’중이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로 결투(?)를 벌이고 있는 모습은 총만 안들었지 무슨 2차 대전 흑백 영화를 보는 기분이다. 거기다 EU, 캐나다, 멕시코, 한국, 일본 등이 일렬종대로 늘어서서 그 관세폭탄에 저항하고 있는 모양새다. 정의부터 따져보자면 관세란 한나라가 외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물품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중국의 수출규모는 미국, 한국, 독일, 일본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한다. 그래서 ‘세계의 공장’이란 별명이 붙었다. 그런데 그 Made in China에 미국이 145%의 관세를 때리면 미국 소비자들이 당장 감당해야 일은 가격인상이다. 아마존이나 월마트는 거의 중국에서 만들어 들여온다. 그러니 가격폭탄 맞기 전에 싸구려 크리스마스 장식용품 같은 걸 미리 사서 쟁여두라는 말이 나온다. 멕시코의 아보카도는 미국이 최대수입국이다. 딸기도 그렇고 소고기도 있다. 팬케익에 부어먹는 메이플 시럽은 캐나다 산이 최고다. 이제 비싸서 사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국산 선크림이나 화장지도 사재기 품목이라고 한다.


우리는 지난달 한국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목 빠지게 기다리며 시청했다. 누구는 그걸 보고 아버지로서 반성했다느니 좋은 부모로 살기로 했다드니 또는 울면서 보고 웃으면서 봤다느니 예배 후 교회 식사시간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드라마는 넷플렉스란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로 방영되어 70여 개 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다고 한다. 만약 디지털 콘텐츠에도 관세를 매긴다면 마음 놓고 그 드라마를 볼 수 있었을까?


카톡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시도 때도 없이 카톡으로 문자를 주고 받는다. 무료다. 한국사람들에겐 세계 어느 곳에 살던지 ‘톡’으로 통화는 소셜네트웍 서비스다. 만약에 국경을 넘을 때마다 이 서비스에 관세가 붙는다면? 공짜니까 얼씨구나 사용했는데 관세 내라고 하면 선뜻 사용할 수 있었을까?


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만약에 복음이 전파될 때마다 관세를 매겼다면 그 복음이 국경을 넘을 수 있었을까? 기독교는 처음부터 ‘복음’이란 이름의 콘텐츠였다. 그리고 그 복음은 처음부터 공짜였고,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열린 문이었다. 사도 바울은 국경 없는 전도자였고, 복음은 관세를 통과하지 않았다. 만약 초대 교회 시대에 복음이 국경마다 세금과 규제에 묶였다면, 기독교는 세계 종교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세계 곳곳에서 기독교의 구원의 메시지, 예술과 영화, 의료선교, 기독 NGO의 봉사활동, 온라인 설교와 예배, 무료 성경 앱과 콘텐츠는 전쟁과 빈곤, 차별로 신음하는 이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국경 없는 유통의 혜택 속에서 복음의 통로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구촌이란 말을 자주 입에 올린다. 기술은 거리를 단축했고 항공과 인터넷은 국경을 허물어버렸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인류는 많이 우울했고 무서웠지만 백신 때문에 살아나기 시작했다. 세계 최초 코로나 백신으로 승인받은 mRNA란 백신을 미국과 독일의 화이자(Pfizer)가 개발했으니 다른 나라에겐 주지 말고 두 나라만 사용하자고 독점을 선언했다면 어찌되었을까? 물론 선진국들이 백신을 선점하는 바람에 ‘백신민족주의’란 말까지 나오긴 했으나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나서서 못사는 국가들에도 백신을 공급하는 노력이 이어지면서 결국은 ‘코로나 환란시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코로나 백신이란 고마운 주사약을 국경을 초월하여 공유함으로 찾아온 결과였다.


그렇다면 관세든 지적 재산권이든 보호의 목적은 결국 더 나은 나눔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철학이 없을 경우 자기 울타리 안에 갇힌 성장의 거품이 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쏘아 올린 관세 전쟁은 세계를 조각내고 있다. 무역의 장벽은 단순한 수출입 급감을 넘어 인류 사이에 심리적 국경을 다시 세우는 일로 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 ‘종전의 때’를 맞을지는 잘 모르겠으나 만약 관세와 보호주의가 디지털 쪽으로까지 용감하게 확대된다면 결국 지구촌의 연결성은 무너지고 국경은 다시 높아지고 우리는 더 외로워 질 것이다.


설마 그럴리야 없겠지만 세상이 하도 사나워져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수입하고 유통하는데도 관세나 세금을 내라고 억지를 부리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디지털 만능시대에 우리는 국경 없는 디지털 일상을 자유롭게 누리고 있지만 만약 디지털 보호주의가 서서히 들고 일어나 스마트 폰으로 한글 성경을 읽을 때는 문화세나 혹은 디지털 상품세를 내라는 세상이 오면 어쩔거나?


전 세계 성경의 절반이 중국에서 제작된다고 한다. 미국에 들여오는 성경에 관세가 붙으면 가격은 인상되고 무료로 성경을 배포하는 선교단체들은 당연히 타격을 입는다. 성경구매도 급감할 것이다. 관세전쟁의 불똥이 복음전파의 앞길에 대형산불 같은 재난으로 번져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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