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택규 목사(전 한국 감신대 객원교수)
1. 영적 세계
나는 드루대학교(Drew Univ.)에서 공부할 때 아주 유익한 과목 하나를 공부한 적이 있다. 그 과목은 ‘Spirituality in Spiritual Formation’(영적 포메이션에서의 영성) 이다. 강의는, 전반부는 영성에 관한 이론 강의, 후반부는 명상(contemplation) 등의 실제적 영성 훈련이 있었다. 나는 그때 거기서 신비한 영적 체험을 경험하기도 했다.
우리는 지금 물질세계에 살고 있지만 영적인 세계도 분명히 있다. 그리고 그 영적 수준에 따라 영의 세계를 체험할 수도 있다. 과거 역사나 현재에 영적으로 탁월하게 뛰어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영적 세계에서 가졌던 체험을 말로 하거나 혹은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신약에서의 대표적 인물은 요한계시록의 저자일 것이다.
2. 영계 체험에 관한 대표적 인물
근대에서 가장 대표적인 한 사람을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저 유명한 이마누엘 스웨덴보그(Emanuel Swedenborg, 1688-1772)를 들고 싶다. 그는 천재형의 사람이었다. 철학, 과학, 수학, 법학, 천문학, 생리학, 정치학, 경제학, 지질학, 광산학, 공학, 화학 등 각 분야를 다 공부하고 연구했다, 22세에 박사학위를 받았고, 120여 권의 책을 펴냈다.
그의 나이 50대 말부터, 그는 약 30년간 영의 세계를 오가며, 그곳에서 수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체험했다. 영의 세계에 들어가 성경의 예언자들, 사도들, 또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카이사 등도 만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 영계에서 체험한 것들을 상세히 기록, 책으로 남겼다.
헬렌 켈러, 괴테, 칸트,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 랄프 에머슨, 등 수많은 세계 유명인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는 끝까지 기독교 신앙 안에서 살았다. 그렇지만 그를 추종하는 자들이 교회를 세우기도 해서 이단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는 사후세계(그가 갔다 온 사후세계는 단순히 천국이나 지옥이 아니다)에서 보고 듣고 체험한 내용들을 약 30여 권 책으로 남겼다.
현재 미국에서 사후세계, 영계를 갔다 와 책을 펴낸 대표적 한 사람을 든다면 하버드대 신경의학 교수 이븐 알렉산더(Eben Alexander) 박사다. 그가 쓴 책 ‘나는 천국을 보았다’(한국 번역서 이름, 원제; Proof of Heaven: A Neurosurgeon’s Journey into Afterlife)를 나는 상하권 모두를 읽었었다.
3. 내 아내의 죽음
나의 아내 한옥순(Sarah O. Kim)의 소천 1주년이 되었다. 나는 목사로서, 그리고 내가 장례식 때 설교나 유가족에게 늘 말해왔던 것처럼, “나의 아내는 지금 하늘나라에서 주님과 함께 ‘영원’의 삶을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믿는다. 나 자신도 머지않아 이세상을 떠나면 그 천국에 가서 나의 아내와 반갑게 만나게 된다고 또한 믿고 있다.
그런데 내 아내의 소천과 함께, 앞으로 나 자신에게도 이런 일이 머지않아 닥처 올 것이라고 생각을 할 때, 자연히 ‘저 세상’에 대하여 여러 가지 더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중에서 몇 가지 문제를 여기서 다루어 보려 한다.
4. 사후의 세계(After Life)?
안식교 같은 교파에서는, 죽은 후에는 예수 재림 때까지 모두 ‘잠자는 상태’에 있게 된다고 가르 친다(살전 4:13 참조). 로마가톨릭 교회는 천당, 지옥 외에 ‘연옥’을 얘기한다. ‘죽음 후’에 대하여, 예수께서 아주 중요한 말씀 하나를 하셨다. 그가 운명하시기 전 십자가 옆에 있던 한 강도에게 말씀 하셨다,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눅 23:43). 그것은 우리 믿는 자들이 죽으면 즉시 ‘낙원’에 가게 된다는 말씀이다. 그리고 부자와 나사로 비유 말씀에서도 사후에 낙원 혹은 음부로 가게 된다는 말씀이 있다.
5. 천국(혹은 낙원)에 올라간 사람들의 그 존재 양식은?
이 문제에 대하여 우리가 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죽으면 육신은 없어지고, 그 ‘영혼’만 천국(낙원)에 간다고 우리는 믿는다. 그런데 그 ‘영혼’은 이 세상에서 ‘육신’으로 살 때와 같은 그런 모습의 존재일까? 육신과 같은 감정(emotion)이나 센스(sense)가 있을까? 과연 ‘지, 정, 의’가 있을까? 세상에서 살 때의 기억이나 인간관계를 거기서도 계속하게 될까?
어떤 유명한 목사는, “천국에 가면 이 세상에서의 모든 기억이나 인간관계는 다 사라지고 완전히 새로운 객체가 된다”고 주장했다. 물론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성경구절도 있다. 육신이 없는 ‘영혼’만의 존재 양식은 완전히 다를 것으로 판단되기도 한다. 그것은 ‘인격체’(personality)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천국 혹은 낙원이라는 ‘저 세상’에 가서도 그 존재 양식은 이 세상에서의 형태와 같다고 대체로 생각한다. 그래서 먼저 간 아내나 남편, 친구, 교우 등을 거기서 만나면 다 알아보고 반갑게 만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찬송가에도 있다. “...손에 거문고 들고 늘 찬송할 때 우리가 서로 만나겠네,...”(찬송가 242장).
6.. 천국에서 ‘영혼’만의 그 삶의 형태는 어떤 모습일까?
최근 나의 친구 한 분이 ‘천국보다 아름다운’이라는 TV 드라마를 소개해 주어, 몇회 넷플릭스를 통해 보았다. 김혜자가 죽어서 천국에 올라가 남편과 재회하여 사는데, 그 천국이란 곳에서의 삶이 이 세상에서의 삶과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내용이 너무 황당하여 몇 회 보다가 그만 두었다.
그 드라마를 본 것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가 천국에 가면 그 삶이 과연 어떤 모습일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성경에는 천국에서 우리가 어떻게, 또 무엇을 하며 사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다.
계시록에 4장~6장에 보면 하늘나라 ‘보좌’의 모습이 일부 드라마틱하게 나타난다. 하나님의 보좌, 24 장로들, 그 앞에 수정과 같은 유리바다, 네 생물들,...그리고 ‘만만이요 천천인 수많은 천사들의 찬양(5장11절) 등 . . . 그렇다면 천국에서는 그저 항상, 밤낮 쉬지 않고(4장8절) 찬송, 경배, 영광, 존귀와 감사를 세세토록(4장9절) 하나님께 드리는 것만 하는 것인가? 하지만 그 천국 보좌 장면은 그 당시의 로마 황제의 ‘황궁’ 혹은 ‘신화적’ 표현으로 생각된다. 지금도 과연 천국에 그런 옛날식, ‘물질적’인 ‘보좌’가 펼쳐져 있을까?
성경에서는, 천국의 확실한 모습이나, 삶의 장면이나, 또는 ‘그 영혼들이 거기서 어떻게, 무엇을 하며 지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다. 특히 그곳에서 오셨다는 예수님 조차도 천국의 형태나 영혼들의 삶의 모습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으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실 그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 수가 없다는 것을 알 뿐이다.
7. 천국과 지옥을 직접 보고 왔다는 사람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믿을 수 있는 것인가?
처음에 언급한 스웨덴보그 박사나 또 이븐 알렉산더 교수의 ‘저 세상’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그 외에도 천국에 갔다 왔다며 거기서 보고 들은 것을 이야기도 하고 또 책으로도 펴낸 것들이 많다. 그런데 그들 모두가 각기 그들 각자 자기 수준의 입장에서 말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지적 수준이 높았던 스웨덴보그 같은 사람의 저 세상에 대한 이야기는 대단히 수준 높다. 한때 유명했던 수준 낮은 한 미국인 목사의 천국 이야기는 대단히 수준이 낮다. 아주 엉뚱한 소리 들을 늘어놓는다. 결국 그것들은 그 자신들의 영적 체험이나 자신의 영적 순례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인간은 다 영적 존재이기 때문에 영적으로 수준이 있는 사람들은 영적 체험을 할수 있기 때문이다.
4. 결론: 사도바울의 ‘영의 세계’ 체험 및 부활의 믿음.
바울은 (아라비아 퇴수 시절로 추정되는 때) ‘삼층천’ 혹은 낙원에 이끌려 올라가, “말할수 없는 말을 들었다. 사람이 가히 이르지 못할 말이로다”라는 체험을 기술하였다(고후 12:1-4). 하늘나라, 그곳에서의 모든 것은 시간과 공간의 세계가 아니다. 시간 대신 영원, 공간 대신 ‘무한’의 세계다. 시간과 공간 안에 사는 인간의 제한된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는 것이 바울의 고백이다. 정확한 지적이다. 그래서 베드로는 “주께는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은 이 한 가지를 잊지말라”는 말씀을 준 것이 아니겠는가?
육신으로 이 세상에 사는 우리는 ‘저쪽’의 상황을 잘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가지 마지막 때 일어날 일은 분명히 안다. 그것은 우리도 예수께서 부활하신 것처럼 장래에 부활할 것을 믿는 것이다. 그 부활한 몸은 신비한 존재이다. 부활하신 예수는 문이 걸려있는데도 제자들이 있던 방에 나타나셨다. 우리는 그것을 신령한 몸(spiritual body)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영체’로 부활한 우리는 ‘새 예루살렘’에서 영원히 주와 함께 거하게 될 것을 믿는다(살전 4:13-18, 계21장-22장).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계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