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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07/29/25
유네스코 떠나는 미국

 

세계를 여행하다 보면 “이곳이  유네스코 (UNESCO) 세계문화유산이다” 그러면 다시한번  되돌아 보게 된다.  우선 아테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이 세계문화유산 제1호다. 그래서  유네스코의 로고는 바로 이 파르테논 신전에서 이미지를 따 온 것이다. 바울이  “예수 믿으세요”라고 아테네 사람들에게 외쳤던 아레오바고 언덕을 지나 오늘날의 여행자들이 기를 쓰고 아크로폴리스 언덕을 오르는 이유는 아마도 그 제1호란 파르테논의 명성 때문인지도 모른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 10대 문화유산은 파르테논 신전을 비롯 피사의 사탑, 러시아의 크렘린 궁, 경주 불국사, 이란의 옛 수도에 있는 이맘 모스크, 말레이시아의 국가적 상징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캐나다의 퀘벡,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그리고 모로코의 가장 경이로운 메디나(도시란 뜻), 페스 메디나 등이 있다.  


유네스코 지정 기준에 따라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으로 나뉘는데 문화유산은  과거 인류 문명, 건축,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장소들이고 자연유산은 전 세계적으로 인류가 공동으로 보호해야 할 탁월하고 보편적 가치를 지닌 자연 지역이나 유적지를 의미한다. 미국에 있는 자연유산으로는 우선 옐로스톤, 그랜드캐년, 레드우드 국립공원, 요세미티, 그레잇 스모키 마운튼 등이 등재되어 있다. 페루의 마추피추, 캄보디아 앙콜와트, 중국의 만리장성도 자연유산이다.


기독교 성지들도 문화유산으로 상당한 숫자가 있다. 우선 예수님이 고난 받으시고 부활하신 곳에 세워진 성묘교회, 통곡의 벽, 황금돔 사원이 위치한 예루살렘 구시가지가 문화 유산이고, 허리를 굽혀야 들어가는 ‘겸손의 문’으로 유명한  베들레헴  ‘예수님의 탄생교회’도 문화유산이다. 바티칸 시국이나 노틀담 대성당, 이스탄불의 소피아 성당도 마천가지다.  


이렇게 유네스코가 문화유산으로 지정해 놓은 것은 우선은 모든 인류가 잘 보존하자는 뜻이 있다.   인류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국가의 이익만을 좇을 때 어떤 비극이 벌어지는가"를 뼈저리게 경험했다. 그 결과로 1945년, 전쟁 없는 세상, 더 나은 인간성의 공유를 지향하며 탄생한 국제기구 중 하나가 유네스코, 즉 ‘유엔 교육·과학·문화 기구’다.


유네스코는 단순히 문화유산을 지정하는 조직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이 교육과 과학, 언론, 문화적 다양성을 공유함으로써, 무력 대신 이해와 공존을 택하도록 유도하는 문명의 연대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구를 통해 인류는 전 지구적 차원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문화, 역사, 기억을 보호하고 계승해 왔다.


그런 유네스코에서 미국이 다시 탈퇴한다고 선언했다. 지난 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말까지 유네스코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편향된 이념과 비효율성”을 이유로 든 그의 결정은, 사실상 미국이 전 세계 인류가 함께 쌓아온 문화적 공공재의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미국은 과거 유네스코를 통해 소프트 파워를 키워온 셈이다.  뉴욕 리버티 아일랜드의 ‘자유의 여신상’은 단순한 조각상이 아니라, 미국의 자유와 환대의 상징으로서 세계유산으로 인정받았다.  미국  독립의 요람이었던 필라델피아의 ‘인디펜던스 홀’도 그러하다. 유네스코를 통해 미국은 세계 시민의 마음속에 이 나라의  역사와 이상을 심어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 훼손, 혹은 위험에 처했을 경우 국제적인 보존 전문가를 파견하고 자금을 지원해 준다. 복원비용과 긴급구조예산도 지불해 준다. 무엇보다 세계적 인지도 상승으로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 외교적 자산으로도 활용된다.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현재 미국은 유네스코 예산의 약 8%를 기여하고 있다.  과거 미국은 연간 약 22%, 즉 7천만~8천만 달러를 제공했는데   2011년 팔레스타인을 회원국으로 인정한 이후 지원을 중단했었다.  2023년 바이든 정부 때 약 6억 1천만 달러 상당의 체납금을 납부하고 재 가입했으나 이번에 또 탈퇴선언이 나온 것이다.  


지금 미국은 단지 하나의 나라가 아니다. 국제 질서의 설계자이며, 가치와 제도의 전파자로서의 역사적 책무를 짊어진 나라다. 그 미국이 문화·교육·과학의 국제적 논의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하는 순간, 리더십의 도덕성과 명분 또한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America First’라는 슬로건은 국내 유권자에게는 정치적 공감을 얻었을지 몰라도  국제사회에서는‘Global Responsibility Last’라는 인식을 심어줄 뿐이다. 유네스코를 떠나는 미국, 세계문화 리더의 자리도 더불어 포기하는 게 아닐까  염려가 된다.   


내가 무슨 유네스코 대사라도 된 것처럼 너무 오버하고 있나?  그러나  세계 나들이에 나서 보면  보배와 같은 인류문화유산은  잘 보존되고 반드시 보호되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에는 “옳소!”라고 대들고 싶어 하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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