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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09/09/25
[추모사] ‘천국시민’이 된 고 백승배 목사님
민병열(원로목사)

 

백 목사님, 그렇게 서둘러 가실 이유가 있으셨나요? 아직도 신학교 시절 감신대 잔디밭에 비스듬이누워  부르던 ‘아름다운 섬(The Beautiful Land)’이란 노래가 생각납니다.  그 때 백 목사님은 남성중창 중에도 가장 높은 하이 테너로 무리 없이 화음을 넣어 부르며 하시던 말, “이 노래는 곡조도 가사도 아름다운데  우리 노년이 되었을 때에 다시 불렀으면 좋겠다”고 하셨지요? 


“저기 먼 곳에는 아름다운 섬이 맑은 물결에 비치도다

근심과 걱정, 사망의 슬픔이 그 곳에는 없으리라

저기 저 먼 곳의 화려한 바다는 폭풍우가 일지 않고

정금으로 펼쳐진 저 길 위에는 햇빛이 길이 비취네”

 

이제 이 노래를 추억속에 남겨 놓으시고 목사님은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목사님은 ‘감신동산’에서 만날 때마다 자신의 얘기를 나눠주곤 하셨죠? 1941년 황해도 연백군에서 6남매중 홀로 남자로 태어났고 6.25 때 곧 돌아올 심산으로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바로 건너편 강화도 도동에 도착 후 인천에 거처를 정하셨습니다.



결국 남은 가족들과 생이별 하셨고, “바로 저기가 연백 고향인데! ”라며 고향을 떠난  한을 지닌 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난과 외로움으로 소년시절을 보내셨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총명함과 배움에 대한 열망을 놓지 않으시고 노력한 결과 당시 서울/경기 지역 명문으로 꼽히던 인천 제물포고교에 입학하셨지요 . 제물포고교는1960년대 전국 대학 수석 입학생을 14~17 명이나 배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필자 보다는 한 학년 아래였지만 늘 함께 어울려 노래하고 클럽 활동을 하며 우의를 다져온 추억의 세월이었습니다. 그후 70년대 중반에 도미하셔서 뉴저지 드류신학교에서 M.Div를 받으시고 연합감리교에서 사역을 하셨습니다. 동부에서 서부로 이주하셔서 한인교회와 백인교회 등에서 사역하셨습니다.



백 목사님의 생애는 그 자체로 하나의 간증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본받아야 할 믿음의 여정이었습니다.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서의 고독은 오히려 깊은 사색과 신앙의 뿌리를 내리는 토양이 되었습니다. 등단한 시인과 수필가로서 활동하시며, 말씀과 문학으로 수많은 영혼을 위로하셨습니다.


미주 지역 많은 신문에 ‘새해맞이’ 시를 여러 번 발표하셨고 잔잔하게 마음을 울리는 목사님의 수필들이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수년 전 LA  그리피스 팍 정상에서 열렸던 ‘신년맞이 통일기원 등산모임’ 에서 “해야 , 솟아라”란 시를 낭송하셨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아직도 큰 감동으로 남아있습니다.  


북에 남겨진 가족을 만나기 위해 북한을 다녀온 후 ‘아 ! 내 고향 우리 고향’ 그리고 ‘십자가 위에서 들려온 소리’ 등의 저서는 읽는 모두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목사님 글속에는 언제나 신앙의 깊이, 삶의 아픔을 품은 따뜻한 시선, 망향의 한, 그리고 하늘을 향한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평소 온화하고 따스한 미소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평화로움을 선물해 오셨던 목사님은 ‘통일운동가’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습니다. 누구보다도 남과 북이 통일되는 그 날을 꿈꾸며 헐벗은 북한동포들의 배고픔을 덜어보려고 노력해 오신 생애이셨습니다.


최은희 사모님과 함께 3형제를 훌륭하게 키워 내신 가정적인 백목사님!


‘믿음의 경주를 끝까지 달려간 주의 신실한 종’ 의 모습을 목사님에게서 보게 됩니다.  고난을 넘어 은혜를 노래하셨고, 외로움을 넘어 사랑을 전하셨고 이 땅에서의 여정을 마치고 이제 하늘의 영광 가운데 계심을 바라봅니다.  이 땅에 남아있는 우리, 백 목사님의 삶을 본받아, 믿음 안에서 서로를 사랑하며, 주님 안에서 끝까지 소망을 잃지 않는 성도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목사님, 주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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