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부(로스펠리즈연합감리교회 목사)
지난 14일, 그동안 오른쪽 눈에 안개가 낀 듯 흐릿해졌던 시야를 다시 맑게 하는 백내장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 수술을 준비하며 주님께서 제 마음에 주신 영적 통찰을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렌즈가 아닌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새로운 렌즈로 세상을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내장이란 본래 투명해야 할 수정체에 이물질이 끼어 세상을 뿌옇게 만드는 질환입니다. 우리 영혼에도 ''영적 백내장''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세상의 정욕과 세상이 퍼뜨린 가짜 뉴스에 속아 마음의 눈이 흐려지면, 바로 앞에 있는 하나님 나라의 실재를 보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 흐릿해진 낡은 렌즈를 벗고, 진리의 빛을 온전히 투과시키는 영적인 새 렌즈를 끼워야 합니다.
진리를 바로 보기 위해서는 고통스러운 빛조차 응시하는 결단과 정결함이 필요합니다. 수술대 위에서 의사는 환자에게 "눈앞에 보이는 밝은 빛을 똑바로 바라보세요"라고 권고합니다. 그 빛이 너무 밝아 눈이 부시고 때로는 고통스러울지라도, 빛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응시해야만 수술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고난 속에서도 생명의 빛이신 주님만을 온전히 응시하라는 영적 음성과 같습니다. 또한, 수술 중 눈을 씻어내는 물을 느끼며 "맑은 물을 뿌려 너희를 정결하게 하겠다" 하신 에스겔서의 약속처럼, 우리 영혼도 말씀의 물로 씻겨질 때 비로소 정결한 시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인상주의의 거장 클로드 모네는 노년에 백내장으로 인해 색채를 구별하는 능력을 잃었고, 그 결과 그의 작품들은 점차 어둡고 모호하게 변해갔습니다. 그러나 수술을 받고 ''참된 색상''을 다시 보게 되자, 그는 이전의 왜곡된 붓놀림을 수정하고 마침내 진실된 빛을 화폭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되찾은 영적인 시력은 개인적인 기쁨을 넘어섭니다. 우리는 이 밝아진 눈으로 세상을 향한 거룩한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이 사명은 빛을 잃고 어둠 속을 헤매는 영혼들에게 진리의 색깔을 다시 보여주는 일입니다. 왜곡된 세상의 기준이 아닌, 하나님의 시선으로 이웃의 필요와 고통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우리의 눈이 맑아질 때 비로소 교회의 역할과 공동체의 소명이 선명해집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그분의 밝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 로스펠리즈 공동체는 이 영적 시력을 통해 희망의 빛을 반사하는 거울이 되어야 합니다.
날마다 영적 시력을 관리하며, 함께 ''희망의 빛''을 전합시다. 수술보다 중요한 것이 사후 관리이듯, 우리의 영적 시력도 날마다 기도와 말씀으로 닦아내야 유지됩니다. 우리 모두의 영안이 밝아져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하나님 나라를 선명하게 바라보게 되기를 간절히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