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준(하와이 그리스도교회 목사)
푸르름이 더욱 짙어 가는 5월의 넷째 주를 맞이하였습니다. 어느새 나무들은 연둣빛을 지나 더욱 깊고 풍성한 초록빛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습니다. 계절의 변화 속에서 자연은 쉼 없이 생명의 기운을 드러내고, 우리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창조의 신비와 은혜를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특별히 이 계절에 눈길을 끄는 나무가 있습니다. 바로 상록수(常綠樹)입니다. 상록수는 봄과 여름의 따뜻한 계절뿐 아니라 차가운 겨울과 거센 바람 속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습니다. 눈이 내려도, 비바람이 몰아쳐도, 환경이 바뀌어도 늘 같은 색을 간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상록수를 볼 때마다 생명력과 인내, 그리고 변함없는 신실함을 떠올리게 됩니다.
문득 우리의 신앙은 어떠한가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의 믿음은 좋은 일이 있을 때만 푸른 믿음은 아닌가요? 형통할 때는 감사와 찬양이 넘치지만, 어려움이 찾아오면 쉽게 흔들리거나 낙심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믿음은 계절 따라 변하는 신앙이 아니라, 환경과 상황을 넘어서는 변함없는 믿음, 곧 상록수의 믿음일 것입니다. 성경 속에서 우리는 그러한 믿음의 사람을 만납니다.
바로 다니엘입니다. 다니엘은 자신의 나라를 잃고 바벨론이라는 낯선 땅에 포로로 끌려갔습니다. 모든 환경은 믿음을 잃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왕이 바뀌고 시대가 바뀌어도 하나님을 향한 기도의 자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사자굴이라는 극한의 위기 앞에서도 그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삶은 편안했기 때문에 푸르렀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께 깊이 뿌리내렸기에 푸를 수 있었습니다. 다니엘의 믿음은 계절 따라 잎이 떨어지는 믿음이 아니라, 언제나 푸르름을 간직한 상록수의 믿음 (Evergreen Faith)이었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여러 계절이 있습니다. 기쁨과 감사의 계절이 있는가 하면, 때로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과 눈물의 계절도 찾아옵니다. 건강의 문제, 자녀의 문제, 경제적 부담, 관계의 어려움, 미래에 대한 염려 속에서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중요한 것은 어떤 계절을 지나느냐가 아니라 그 계절 속에서도 하나님을 붙들고 있는가입니다. 하나님은 햇빛 좋은 날에만 우리와 함께하시는 분이 아니라, 폭풍과 광야 가운데서도 변함없이 우리를 붙드시고 인도하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지난 부흥회를 통해 우리에게 주셨던 믿음의 불길이 일회성 감동으로 끝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성령께서 다시 살리신 우리의 믿음이 시간이 지나며 식어지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더욱 푸르러지고 깊어지는 신앙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예배의 자리에서, 기도의 자리에서, 말씀의 자리에서 우리의 영혼이 다시 새 힘을 얻고, 세상의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사람들로 세워지기를 축복합니다.
푸르른 5월의 계절 속에서 우리의 신앙도 다시 푸르러지기를 바랍니다. 환경이 좋아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기 때문에, 형편이 넉넉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믿기 때문에 늘 푸른 상록수의 믿음으로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