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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의 쓴소리 단소리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06/30/26
잔정이 많으면 도심(道心)이 성글다
조정래(밀워키 베이뷰 UMC담임목사)

 

경북 영천 삼사관학교에서 군종장교 훈련을 받을 때 같은 내무반에서 생활하던 불교 법사인 조계종 스님이, “잔정이 많으면 도심(도심)이 성글다”란 말을 하던 것이 4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난다. 큰 일을 이루어 내려면, 자잘한 인정에 끌려 다녀서는 안된다는 말일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 고속도로를 내려고 비젼을 제시했을 때, 많은 반대에 부딪쳤는데도 불구하고, 경부 고속도로를 완성하여 전국을 일일생활권으로 만들고 조국의 산업발전을 앞당겼다고 한다.

 

나는 잔정이 많은 사람을 좋아한다. 친절하고 정이 많은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끼고 엄하고 강한 사람은 무서워서 멀리 하게 된다. 그런데, 잔정이 많은 사람이 사사로운 감정에 이끌리어, 큰 일을 성취하지 못하는 수도 있고, 엄하고 강한 사람이 원리원칙에 따라 일을 공명정대하고 과단성 있게 처리하여 사회에 큰 공헌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작고 후진 도시국가였던 싱가폴을 깨끗하고 부유한 현대국가로 만들어낸 싱가폴의 위대한 지도자였던 리관유 수상이, “모든 사람들의 비위를 다 맞추려 드는 지도자는 성공적인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싱가폴의 도로에 주차된 차에 불법 낙서를 하다가 적발된 미국인 청년을, 미국정부의 탄원에도 불구하고, 싱가폴 법대로 몽둥이로 때리는 형벌인 태형을 시행하여, 싱가폴의 높은 윤리의식과 준법정신을 세상에 알렸던 것도 리관유 수상의 통치원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잔정에 이끌려 원칙과 법규가 흐지부지해지면, 나라의 기강과 질서가 무너져 사회가 혼란과 무질서에 빠졌을 텐데, 잔정에 얽매이지 않고, 원리원칙을 지킨 결과 싱가폴은 준법정신과 질서가 존중되는 성숙하고 성공적인 도시국가가 된 것이다.

 

나는 지난 몇년간 뒷 뜰에 있는 텃밭에 상추를 심어 봤는데 모두 실패했다. 실패의 첫번째 이유는, 심기만 했지, 물을 주는 정성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상추가 자랄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가냘프고 귀여운 새싹들이 났을 때 일부 새싹들을 솎아 내어 버리고, 다른 새싹들이 살 공간을 확보해 주어야 했는데, 나는 일부 새 싹들의 뿌리를 뽑아 말려 죽이는 것이 너무 잔인한 것 같아 그냥 내버려 두었다.

 

그랬더니, 새싹들이 비좁은 곳에서 빽빽하게 자라느라 제대로 물과 햇볕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비실비실하다가 모두 죽고 말았다.

 

그 실패를 경험삼아 오래는 독한 마음먹고, 일부 상추 새싹을 솎아서 버리고, 남은 새싹들이 충분한 햇볕과 수분을 공급받고,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주어 보았다. 아침 마다 물을 주었고, 때맞은 단비의 은혜로 상추가 무럭무럭 자라, 오늘 저녁에 아내가 만든 소고기 불고기에 상추쌈을 싸 먹을 수 있었다. 상추농사에 성공을 체험한 것이었다.

 

잔정에 얽매여, 상추 새싹을 솎아 주지 못한 결과 모든 상추가 비좁은 곳에서 경쟁하다 죽었지만, 과감히 일부 새싹을 희생시킨 결과 다른 새싹들이 건강하게 자랄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최근에 “다른 사람들이 싫어 하더라도, 네가 옳다고 믿는 대로 밀고 나가라”는 뜻의 미국말을 배우게 되었다: Let them frown. You do you.

 

어렸을 때 내 사촌이 하던 말과 일맥상통하다: “똥개가 짖더라도 열차는 간다”.

 

윈스턴 쳐칠도 같은 말을 했다: “길옆에서 짖는 개들에게 일일이 돌을 던지다가는 네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You will never reach your destination if you stop and throw stones at every dog that barks. – Winston Churchill).

 

모든 사람을 다 기쁘게 해 주려다가 모두를 실망시키는 결과를 낳게 할 수도 있으니, 최대의 선과 최소의 악을 지향하며, 최선을 다하는 데 만족해야지, 모두를 만족시키는 완벽을 추구하다가 오히려 정반대의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음을 기억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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