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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07/05/26
[원정하 목사의 선교이야기] 전도는 복싱처럼

 

 

중국무술은 기나긴 역사와 풍부한 이론, 깊은 철학, 다양한 기술들을 갖고 있습니다. 전통적 미학과 고유의 예의범절, 그리고 전설 속 고수들의 서사 등 평생을 바쳐 수련하고 연구할 가치가 있는 내부적 완결성도 갖고 있습니다. 각각의 문파들이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 유산이라 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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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중국무술 수련자들은 비슷한 기간을 수련한 복싱 선수를 이기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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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중국무술가들이 대체로 간격을 잡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간격을 잡으려면, 얼만큼 접근하면 맞고, 얼만큼 물러나면 안전한지를 파악하는 본능적 감각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중국무술 도장에서는 대련(겨루기)를 별로 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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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하면 복싱, 태권도, 이종격투기 등은 쉬지않고 대련을 합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접근하면 맞고, 어느정도 물러나면 안전한지를 본능적으로 압니다. 실전 경험이 없으면, 무림비급이나 현란한 이론, 신비한 전승, 무림의 마음가짐 등을 아무리 읽어도 간격을 파악하는 감각은 생기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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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도 그런 것 같습니다. 애초에 선교지의 대부분은 전도가 불법입니다. 전도하면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전도 하지 않으면, 물론 맞을 일은 없겠지만 영혼 구원도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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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김재옥, 노미화 선교사님은 세계 박해순위가 9위에서 11위를 오가는 땅, 인도에서 오랫동안 선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섬기는 "땅에쓰신글씨"팀은 인도에서만 백만권이 넘는 만화전도책자를 나누었고, 전 세계적으로는 200만권 이상을 38개 언어로 나누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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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지금 베트남에 와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자유롭고 풍요로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철저한 공산국가입니다. 거리 전도지 배포가 아예 체포나 추방 사유가 되는 곳이지요. 그래서 준비한 아이템이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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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어를 비롯한 4개국어로 "예수님 믿고 행복하세요."가 적힌 츄파춥스 막대사탕입니다. 물론 땅에쓰신글씨 베트남어 만화전도책자도 가방에 준비했지만, 일단은 합법인지 불법인지가 애매한.. 이 사탕을 나누는 것으로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저희의 목표치는,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벤탄 시장을 중심으로, 하루에 200개 정도를 나누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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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풍부한 내용을 전하기에 한 문장은 턱도 없이 부족해 보입니다. 하지만 강점도 있었습니다. 일단 받은 분들은 꼭 베트남어로 이 문장을 소리내서 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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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인도에서처럼 "나 먼저 달라!", "왜 나 먼저 안 주냐!"고 소리치는 이들도 없었습니다. 문맹도 없고요. 하지만 츄파춥스가 일상에서 접하기에는 꽤 고가이기 때문인지, 혹은 한국인에게 받아서인지.. 받고 기뻐하는 얼굴과 반응은 언제나 아주 생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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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바로 이틀 째에 무술의 간격을 느낄 일이 있었습니다. 유명한 벤탄 시장에 두번째 들어가려 하니, 바로 제복입은 경비분이 막으신 겁니다. 상인 한분 한분이 관광객 친화적이고, 인도 등 전 세계에서 모인분이 많아 황금 어장이다 싶었는데 속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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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시장 내부 반응이 너무 좋았지만... 그래도 사탕을 받은 사람 중에 신고한 사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죄송하다며 철수했고, 이후로는 주변의 다른 시장들을 돌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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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제(4/1) 역사적인 첫번째 베트남어 만화전도책자가 거리에서 나뉘어졌습니다. 걷다 보니, 왜 그러시는지, 저희를 보며 이유없이 너무 기뻐하던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그러다 사탕을 받으시고는 세상을 다 가진것 처럼 행복해 하시더군요. 함께 셀카를 찍고, 사진을 보여드리며 시간을 보내는데, 거의 포토제닉 수준이셨습니다. 그리고.. 마침 주변에 거의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할머니께 만화 전도책자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마침 옆에 오신 다른 행상인께도 한권 드렸습니다. 사탕전도 수백개, 3일만에 나누어진 전도책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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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을 각오가 없이는 복싱을 배울 수 없습니다. 어차피 지금 내 눈 앞의 저 사람, 그것도 외국인에게 복음을 전할 방법과 기회가 제한된다면, 내 손의 만화전도책자를 나누려는 의지는 포기할 수 없습니다. 물론 우리도 타격은 입겠지요. 아이템을 사탕으로 바꾸어도 보고, 유명 관광지에서 쫏겨나도 보고, 또 다른 곳에서 더 깊이 있게 만화전도책자를 나누어도 봅니다. 이렇게 각 지역, 각 나라들의 상황에서 문서선교의 현장 감각을 습득해 나갑니다. 그리고, 그렇게 두 사람에게 복음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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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이 후로도 십 수 키로미터씩 걸어다니며 조금씩 요령이 생기는 중입니다. 어떤 이들에게 안전하게, 환영받으며 사탕 전도를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들 중 어떤 이에게 만화전도책자까지 나눌 수 있는지.. 그 상황을 찾아가고, 기록하고, 체화하며 계속 복음을 전해 나가겠습니다. 때로는 복음캔디로 복음의 잽을 날리고, 때로는 몇방 맞고(출입금지), 때로는 만화전도책자로 결정타를 날리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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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없는 복서가 목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기던 지던, 하얗게 불태우고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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