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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Posted by 크리스천 위클리 07/05/21
“대한민국 역사에 이렇게 교회를 사랑한 사람이 있었습니까?”
[서평] ‘목사 김선도’를 읽고

 

관악산 기슭에 크리스천 사립 인문계여자고등학교가 개교한다는 뉴스가 나오며, 로터리방식으로 고등학교를 배정받지만, 부모님과 나는 내심 그 학교가 되길 바라며 기도했다.

 

모두 새 건물인 학교와 체육관이 반짝반짝하다. 하지만 더 빛나는 눈망울의 400명 단발머리 여고생들이 팥죽 색치마에 남색 재킷을 입고, 입학식 및 개교예배에 앉아있다. 새 학교 개교와 함께 진행되는 입학식은 식순도 많고, 내 외빈 소개도 많다. 모두들 두려움과 기대, 흥분 그리고 지루한 기색이다. 이제 슬슬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며 배까지 고파지는데, 설교 말씀 순서를 맡은 광림교회 김선도 감독이 강단에 선다. 식순이 거의 끝날 때 쯤 시작되는 설교에 여학생들의 짧은 탄식이 여기저기 흘러나온다.

 

감독님은 하얀 A4 종이 두 장을 들어 보여주며 말씀을 시작한다.

“여러분, 여기 종이 두 장이 있습니다.”

한 장은 마구 손으로 구기고, 다른 한 장은 착착 곱게 접는다. 그리고 다시 펴 보이며 “같은 종이 두 장이 이제 어떻게 되었습니까? 여러분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이 종이 두 장에 남은 흔적처럼 깨끗하고 바른 선이 남거나, 다시는 쓸 수도 없게 되어 버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새 시작을 앞둔 우리 학생들은 앞으로 어떤 인생을 만들어가고 싶으십니까?”

어느새 체육관은 그분의 말씀들로 가득 채워지며, 여학생들의 눈과 귀가 한 분에게만 향해있다.

 


설교하는 김선도 감독. 김홍기 감신대 전 총장은 김 감독의 설교는 영성심리학적 치유의 설교라고 말한다



‘목사 김선도’란 책의 출간을 광림교회 권사인 큰언니를 통해 먼저 듣게 되었고, 발행과 동시에 많은 미디어에 소개되는 기사로 읽었다. 김선도 목사의 구순을 맞아 기념과 회고로 광림교회에서 함께 사역한 목회자들과 국내 국외의 신학자, 그리고 가족이 쓴 15개의 글로 이루어진 두 권의 헌정 도서를 출간한 것이다.

 

그때쯤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한 획을 그은 고 정주영 회장의 회고록 독후감 공모전이 한국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대한민국 근대사를 조명하는데, 어찌 기업인의 경제활동만 중요할까?


‘목사 김선도’는 한 개인의 생을 통해 대한민국 근대사와 대한민국 교회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연 삶의 노래이다.

 

이 책 제1권 ‘목회가 참 신났습니다’는 김영헌, 박관순, 유기성, 김정운, 최이우, 황웅식, 리처드 포스터 7명의 필자들이 부목사로 가족으로 동역자로 함께했던 김선도목사를 얘기한다.

김영헌 목사는 전쟁 후 피폐하고, 가난한 농촌 마을에 하나님의 복음과 비전을 심어주던 젊은 군목을 기억하며 그의 헌신적인 목회를 회고함과 동시에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역사적인 만남이었다고 얘기한다.

 

1953년 유엔 종군경찰병원 의무관으로서 캐나다 야전병원에서 수술하고 있는 의사 김선도(책중에서)



자애한 아버지이기전에 철저한 웨슬리안이셨던 아버지를 이제는 이해하고, 그래서 존경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김정운 교수. 목회의 기본과 깊은 영성을 통해 교회지도자로서 목회자의 태도와 열정을 배웠다고 말하는 유기성, 최이우 목사. 영성신학자인 자신에게 잊을 수 없는 카이로스가 된 광림수도원에서 김선도 목사와 함께한 대화와 기도를 보물이라 표현하는 리처드포스터 교수. 7명 필자가 쓴 각각의 제목에 담긴 글들과 목회의 여정들을 읽다 보면, 이 모든 일을 과연 한 개인이 다 할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의구심마저 들게 된다.

이 질문의 답을 김선도 목사의 평생 목회러닝메이트 박관순 사모가 말해준다.


“초지일관 하나님과 교회, 그리고 교인들 밖에 모르는 목사.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 추구하는 것이나 목적하는 것 모두가 오직 하나님을 향해 있는 사람이었다.”

 

지금도 가장 가까이에서 기도와 눈물로 함께하는 러닝메이트 박관순 사모의 글을 읽다보면 두 부부의 교회를 위한 사랑과 하나님을 향한 진심에 숙연해 지기까지 한다.

 

제2권 책의 제목은 ‘목회의 지도를 그리다’ 이다.

 
두 번째 책에서도 8명의 집필진이 각각의 소제목으로 글을 이어간다.

광림교회 부목사로 사역하고, 지금은 상계광림교회와 일산광림교회 담임목사인 권병훈, 박동찬 목사. 감리교신학대학교 12대 김홍기 총장과 조직신학자 서창원 교수.

김선도 목사의 큰아들이며 광림교회 담임 김정석 목사(현 서울남연회 감독)와 사위 이창우 원장, 그리고 아담 해밀턴 목사와 레슬리 그리피스 영국 상원의원의 글들이다.

 

신애감리교회 황웅식 목사는 두 권의 시작 글로 이 책의 의미와 방향을 서술한다. 박동찬 목사는 군대식 내무사열을 통해 모든 교구사무실과 교육부, 행정사무실의 청결과 보고를 받던 토요일 오후 광림교회의 특별한 목회를 기억하며, 하나님이 거룩하시니 그의 종 된 목회자 역시 스스로 거룩 하려고 몸부림 치라 말하던 말씀과 주님의 몸된 교회도 거룩하게 유지하려, 철저히 노력하는 종의 모습인 그를 얘기한다. 탁월한 리더십과 끊임없는 자기계발, 쉬지 않는 기도의 삶은 함께 사역했던 모든 목사들이 그를 왜 목회의 평생 멘토로 삼게 되는지 보여준다.




김선도 목사는 1996년부터 4년간 세계감리교회(WMC) 회장을 지냈다(책 중에서)


서창원 교수는 김선도 목사의 목회를 ‘장천의 교회성장학’이라고 명명하며, 김선도목사는 교회의 양적성장과 영적성숙에 종교사회적 이론을 연결시켜 광림교회 성장을 이끌었다고 얘기한다. 김홍기 총장은 “그는 진정한 웨슬리안 설교자다. 풍부한 독서량으로 풍성한 예화를 들며 쉬운 언어로 구사하는 그의 설교는 뇌리에 깊이 박히고, 마음의 영혼을 흔든다. 그의 설교는 영성심리학적 치유의 설교다. 실패의 아픔을 갖고 찾아오는 교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기쁨과 평화를 안겨준다. 그래서 다음주에도 또 찾아오게 만드는 치유의 기적, 구원의 메시지”라고 서술한다.

 

“Where are you, Adam?"(아담아, 네가 어디 있느냐?)
"Where am I right now?" (지금 나는 어디에 있습니까?)

 

자신이 사역하는 교회를 방문한 김선도 목사의 설교제목과 내용을 기억하는 아담해밀턴 목사는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인간을 위한 질문을 통해 본인 뿐 아니라 모든 성도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고 회상한다. 다른 집필자들과 다르게 신비한 우정으로 김선도 목사와의 시간을 얘기하는 레슬리 그리피스 영국 상원의원은 복음의 우정을 통해 명예협력목사 칭호를 서로 주고 받았다.

 

의사로서 누구보다 의사 김선도를 이해하고, 존경하는 선한목자병원 이창우 원장은 김선도 목사를 힐러(Healer)와 홀리스틱 미니스트리(Holistic Ministry), 두 단어로 정의한다.

 

힐러 김선도 목사는 마치 주치의가 없는 곳을 찾아가 의술을 펼치는 의사처럼 쓰러지는 교회를 찾아가 다시 성장시키고 무너진 생명을 일으켰다. 김선도 목사를 통해 홀리스틱 미니스트리를 경험한 이들은 모두 동일한 믿음의 유전정보가 충만해 지고, 이것은 하나님의 영광으로 이어진다고 얘기한다. 13개국 16개지역에 무료진료소를 설치하고 현지의료진을 양성하는 이창우 원장은 홀리스틱 미니스트리를 그 누구보다 삶으로 실천중인 신실한 광림교회장로다.

 

김정석 목사는 한 번도 갈라진 적이 없는 광림교회의 영광스런 가치와 사명을 이어가는 목회를 하고 있다. 광림수도원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단상에 오른 아버지가 자신을 꼭 껴안으시며 “정말 수고했다. 고맙다”고 말씀하신 순간을 얘기하며, 광림교회 목회를 하며 부자지간 서로의 수고로움을 이야기할 수 있음에 감사 할 뿐이라고 얘기한다.

 

의학도였기에 그 누구보다 냉철하지만, 넘치는 사랑으로 자신의 가족들이 영양실조에 걸리도록 교인들만 돌아보던 김선도 목사. 교인과 목회자들에 대한 아버지 김선도 목사의 사랑을 보고 배워 더 큰 사랑으로 목회에 녹여내는 김정석 목사는 그것을 돌아보니 닮아있는 영적 DNA라고 얘기한다.

 

2003년 4월 아버지는 유언으로 우리 세 딸에게 “이제, 광림교회에 가서 신앙생활 열심히 해라!”라고 말씀하셨다. 장례예식에는 감사하게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함께 아버지를 추모하고, 우리 가족들을 위로해 주셨다. 그 많은 분들 중 김정석 목사는 가장 뜨겁게 함께 울어주고,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며 우리 세 자매를 안아 주었다. 권위 있는 대형교회 목사이기 전에 함께 울어주는 목사인 그분의 사랑은 왜 아버지가 광림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라고 하셨는지 이해 할 수 있게 했다.


 
런던 웨슬리 하우스에  세워진 김선도 감독의 흉상(사진=크리스천 위클리) 



책을 읽으며 ‘한 인간이 한국 근대사와 함께 이렇게 역동적인 드라마 같은 삶을 일부러 살기도 어려울 것 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이 대하드라마를 그려낸 두 주인공 하나님... 그리고 목사 김선도...

 

의사가 되어 환자를 치료하던 중 한국전쟁 발발로 북한군의관에 강제 징집되었다가 ‘5분의 기적’으로 국군의무관으로 신분이 변화되고, 남한으로 내려와 의사인 안정된 삶을 내려놓고, 살려만 주시면 평생 하나님의 종으로 살겠다던 자신의 서원을 지키려 1954년 25살 나이에 감리교 신학대학에 입학한다. 결혼 후에도 오직 목회만 전념하며 교회의 부흥과 신유의 기적도 체험한다. 민족을 살려낼 청년들을 예수님께 인도하는 군목이 되어 국가와 민주주의, 희망과 신념에 대해 설교하며 많은 영혼을 구원한다.

 

웨슬리신학교에서 유학을 마친 후 1960년대 후반 한국정치 현실과 상관없이 믿음의 신념으로 공군사관학교 군목으로 사역하며 졸업식장에서 담대하고, 진실되게 기도할 때 대통령도 눈물을 닦게 만든다. 또한 감신대 목회상담학수업으로 후배 목회자 양성에도 힘쓴다.

 

1971년 11월 광림교회에 부임하고, 1978년 강남 신사동으로 교회를 이전하며, 한국경제 성장과 함께 외적인 교회부흥을 이루는 것이 아닌, 전인치유목회로 위성교회가 국내외로 설립되어 세계구원의 장이 되고, 광림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감리교회라는 영광스런 칭호로 타오르는 성령의 불길을 꺼트리지 않는다.

 

두 권 총 926쪽에 달하는 이 책은 목사 김선도의 업적을 찬양하는 책이 아니다.

그의 생애와 목회를 함께했던 이들이 살아계신 하나님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는 글이다.

 

빽빽하게 목사 김선도를 담고 있는 무거운 두 권의 책을 다시 케이스에 넣으며, 몇 해 전 흥행한 영화의 한 장면 대사가 오버랩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 역사에 이렇게 교회를 사랑한 사람이 있었습니까?”

 

 

 

글쓴이
송정임(버지니아 세인트 존스 UMC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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